여름이 한창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사람들은 산이나 들, 계곡, 강, 바다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우리네 특성상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름에 집중적으로 휴가를 즐긴다.
장마도 끝났고, 그동안 일상사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려는 피서인파들이 북적대고 있다.
그런데 매년 반복되는 모순이 있다. 여름이 지나고 사람들이 떠난 곳이면 거의 예외 없이 엄청난 양의 쓰레기더미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걸 치우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여기 저기 파묻은 것은 찾아내기 조차 힘들다.
사람들에게 활력과 생기를 넣어주는 땅과 물이 오히려 사람들의 잘못된 놀이행태의 결과로 오염된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나 되는 건가. 그리고는 다음번에 와서는 물이 더럽네, 뭐가 묻혀있네 라고 투정부릴 수 있는 것인가. 지금 즐길 줄만 알지 앞으로를 생각지 못하는 이런 잘못이 언제까지 반복되어야 할까.
주말에 유원지나 산으로 당일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을 보면 검은 봉지 몇 개에 물이나 먹을 것을 넣어 간다. 돌아올 땐 빈손이다. 생각 없이 버렸거나 아니면 유원지 입구에 있는 수거함에 넣는다. 이것 저것 마구 담겨진 수거함은 철철 넘쳐나고 다들 쯧쯧하고 혀를 차지만, 정작 자기 것을 끝까지 책임지고 되가져 가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휴가철 특수를 노리는 장사꾼들은 이런 무책임한 행태를 부추긴다. 해변에서 계곡에서 팔고, 먹고, 마시고 하는 끝자락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이번 휴가철엔 자기가 가져온 것, 자기가 먹고 난 것을 자기가 책임지는 ‘여행자 책임 재활용’을 제안한다. 음식물쓰레기는 규격봉투에 넣거나 현지의 처리방식에 맞춰 처리하고, 유리병이나 캔, 페트병은 되가져와서 사는 곳에서 처리하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다면, 돌아갈 땐 누가 있었는지 못 느낄 정도로 원래대로 해두자. 지금 우리들이 즐기다 떠나는 곳은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그들의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오게 될 곳이다.

이번 휴가를 ‘녹색휴가’로 만들자. 그러면 아이들은 ‘녹색방학’을 누리게 될 것이다. 굳이 돈 들여서 이곳 저곳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먼저 ‘녹색모범’을 보여주자. 좋은 선례는 그 파급효과가 대단하다. 우리 아이들은 금새 그 좋은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결국, 환경사랑은 불편함을 기분좋게 감수하는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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