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수명의 반도 못 채워··· 돌고래의 무덤으로 악명 높아

[환경일보]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7월22일 또 한 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죽어간 돌고래는 이번이 8번째이다.

작년 10월 수족관에서 자체 번식된 새끼 큰돌고래 폐사 이후 9개월만으로, 2009년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이 개관 당시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된 큰돌고래 고아롱이 폐사했다.

고아롱의 폐사 당시 추정나이는 18살로, 보통 야생 큰돌고래 평균 수명이 40년임에 비춰볼 때 절반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죽은 것이다.

<자료제공=핫핑크돌핀스>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은 반복되는 돌고래 폐사로 시민들로부터 ‘돌고래 감옥’ ‘돌고래 무덤’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울산 남구청은 시민단체의 ‘수족관 돌고래 번식 금지’와 ‘사육 중단’ ‘바다쉼터 마련 등을 통한 야생방류’ 의견을 매번 외면하고 남은 돌고래들을 잘 키우겠다는 말로 얼버무렸다.

<자료제공=핫핑크돌핀스>

사설 사육시설을 제외하면 2017년 서울대공원 돌고래 쇼장의 폐쇄로 인해 한국에서 공공기관으로는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이 유일하게 돌고래 쇼장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 남구는 장생포 일대에 고래 관련 콘텐츠들을 모아놓는다면서 포경선이나 고래해체 모습 같은 과거 포경의 추억을 미화하는 기괴한 조형물들을 세워놓고 ‘추억팔이’를 해왔다.

고래고기 식당들이 즐비한 도로 맞은편에는 비좁은 수조에 갇힌 돌고래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이런 곳을 과연 고래도시 울산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자료제공=핫핑크돌핀스>

핫핑크돌핀스는 성명서를 내고 “울산 남구청은 더 늦기 전에 시대착오적이고 반생명적인 고래류 감금 행위를 중단하고, 고래생태체험관을 폐쇄하라”며 “수조에 감금된 돌고래들은 바다로 돌려보내거나 바다쉼터를 만들어 야생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에서 여생을 보내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동물자유연대 역시 고아롱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해양수산부는 더 늦기 전에 시민사회에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생츄어리 조성에 대한 결단을 내려, 또 다른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1~2년 마다 한 번씩 돌고래들이 죽어가고 있다. 남은 돌고래들 역시 수명만큼 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