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비롯한 37명의 세계적 저명인사 ‘개식용 중단’ 촉구

[환경일보] 중복을 앞둔 22일(수) 동물해방물결과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 weACT(위액트) 등 8개 단체는 37명 세계 저명인사가 연명한 ‘개 도살 금지 공개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공개서한에는 천안 개 도살장에서 구출돼 국내 입양된 개 ‘설악’과 양산 개 농장에서 구조돼 미국 가정에 입양된 ‘사지(Sarge)’가 도살되는 수백만 개들을 대신해 발자국 도장을 찍고, 발송 주체로 참여했다.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쓰인 ‘개 도살 금지 공개서한’은 ▷대통령이 설악을 만나 ▷개를 ‘가축'에서 삭제하도록 검토하겠다던 지난 2018년 청와대의 공식 발표를 상기, 빠른 이행을 약속하고 ▷식용 목적 개 도살 및 거래를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은 개 식용 산업이 존재하는 유일한 나라이며, 올해 복날에도 셀 수 없이 많은 개들이 전국에서 도살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100만 마리의 개가 약 3000개의 개 농장에서 번식, 사육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안 개 도살장에서 구출돼 국내 입양된 개 ‘설악’과 양산 개 농장에서 구조돼 미국 가정에 입양된 ‘사지(Sarge)’가 도살되는 수백만 개들을 대신해 발자국 도장을 찍고, 발송 주체로 참여했다. <사진제공=동물해방물결>

클린트 이스트우드 “한 걸음 더 나아갈 때”

청와대 서한 제출에 앞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인 시민 활동가들은 “지금 당장, 개 도살 금지”, “지금 당장, 개 ‘가축’ 삭제”, “문재인 대통령님! 설악을 만나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기자회견에는 서한에 연명한 전범선 밴드 양반들 보컬 겸 책방 풀무질 대표, 김도희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센터장, 천안 도살장에서 구출된 설악이와 반려인 이예민 씨도 참석해 발언했다. 참여인들은 설악이와 함께 청와대까지 도보로 이동, ‘개 도살 금지 서한’을 제출했다.

이번 서한에는 할리우드 영화계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의 딸이자 배우인 앨리슨 이스트우드(Alison Eastwood)가 설립한 ‘이스트우드 랜치 재단(Eastwood Ranch Foundation)’도 참여했다.

서한에 연명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동안 많은 것들이 진보하고, 진화하며, 변화하는 것을 봤다”며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식용 목적 개 도살과 거래를 끝내고, 한 걸음 더 나아갈 때”라는 뜻을 전해왔다.

이처럼 ‘개 도살 금지 공개서한'에 해외 인사들이 연명으로 힘을 실은 데에는 한국 개 식용 산업이 더는 국내만이 아닌 국제적인 문제라는 배경이 있다.

민간에서 구조하더라도 정부가 방치해 보호의 사각지대에 처한 개 중 상당수가 한국이 아닌 외국의 가정으로 입양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신종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3N2형), 브루셀라 바이러스 등까지 해외로 전파되는 상황이다.

지난 2007년 김포의 한 식용 개 농장에서 최초로 발생한 신종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3N2형)의 경우, 2009년 H1N1 신종플루 판데믹 이후 재조합이 빈번히 일어나며 점차 인간에게 가깝게 변이하고 있다고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청와대 서한 제출에 앞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인 시민 활동가들은 “지금 당장, 개 도살 금지”, “지금 당장, 개 ‘가축’ 삭제”, “문재인 대통령님! 설악을 만나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사진제공=동물해방물결>

한편, 코로나19를 계기로 아시아에서는 개 도살 및 식용 금지의 흐름이 확장되는 추세다.

지난 5월 중국 정부는 ‘국가 가축·가금 유전 자원목록’을 발표하면서 개를 ‘가축’에서 제외했으며, 선전과 주하이 2개 도시는 개 식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최근 인도 나갈랜드 주 또한 지육 판매와 식용 목적 개 거래·수입을 금지했으며, 캄보디아 시엠레아프에서도 지육 판매와 개 도살·식용이 금지됐다.

동물해방물결 이지연 공동대표는 “기존에 개 식용 및 도살을 금지했던 홍콩, 대만 등에 이어 인도, 캄보디아, 중국까지 변화하기 시작한다면, 개 식용 문제에 있어서 국제 사회는 점차 한국을 바라볼 것”이라며, “정부는 더 지체하지 말고, 개 식용 산업을 철폐할 길을 빠르게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함형선 위액트 대표 역시 “종, 생김새와 상관없이 모든 개는 마땅히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개 식용 산업에서 학대당하는 개들이 빼앗긴 자유와 행복을 되찾을 날을 꿈꾼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설악과 함께 공개서한 전달 기자회견에 참여한 보호자 이예민 씨는 “인간이 만들어낸 끔찍한 환경 속의 개들을 있는 힘껏 알리고 싶다”며 “문재인 대통령님이 부디 설악이를 만나고, 그를 통해 농장과 도살장에 남아있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공감해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동물해방물결과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 weACT(위액트) 등 8개 단체는 37명 세계 저명인사가 연명한 ‘개 도살 금지 공개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사진제공=동물해방물결>

한편, 공개서한을 전달한 활동가 및 단체들은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설악을 만나 개 식용 종식의 뜻을 표명할 때까지 설악, 사지와 함께 전국의 개 농장, 도살장에서 고통 받는 개들의 삶을 알릴 계획이다.

더불어 한국 개 식용 철폐를 요구하는 국제서명운동이 세계 최대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참여는 여기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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