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이미지 컷.

[환경일보] 오성영 기자 = 익숙하고 흔한 증상은 으레 그러려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때가 많다. 두통 역시 그 중 하나다.

통증에 시달리는 내내 괴로운 건 맞지만 종종 나타나는 증상인 만큼 위협적으로 여기기보다는 귀찮고 짜증나는 존재 정도로 여기고 마는 것이다. 때문에 치료의 시작과 끝은 두통 병원을 찾는 것이 아닌 한두 알의 진통제나 잠깐의 휴식에 머무를 때가 많다.

머리가 지끈지끈거리고 찌릿찌릿한 통증 때문에 하루의 상당 시간을 의미 없이 흘려보낸 경험이 있다면 한 번쯤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픈 것인지 의아했던 적 있을 것이다.

몸에 문제가 생겼거나 기력이 약해졌다는 느낌도 없는데 말이다. 특히 아무리 두통약을 먹어도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서초 교대역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은 “일반적으로 두통은 뚜렷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일차성두통과 뇌출혈이나 뇌막염, 뇌종양 같은 기저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성두통으로 구분한다. mri, ct같은 정밀 검사가 필요한 경우는 뇌질환이 의심될 때다. 통증이 운동 중 발생하거나 악화될 때, 평소 있던 두통이 갑자기 악화되거나 매일 반복될 때, 의식소실이나 경련이 동반되거나 빈도가 잦고 더 심해지면서 통증의 양상이 변한 경우에는 해당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주의할 점은 대개의 두통은 뚜렷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일차성에 해당된다는 점이다. 일련의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안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또한 머리 아플 때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말이 정말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미처 점검하지 못했던 머리가 아픈 이유 어디서 찾아야 할까. 김 원장은 어혈에 그 이유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한방에서 정의하는 어혈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더럽고 탁한 찌꺼기 혈액을 말한다. 속골병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도 알려진 어혈은 스트레스나 피로, 외상 후유증, 근육, 골격계 이상, 장부의 기능 저하 등 갖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어혈이 혈관 내에 정체되면 정상적인 혈액순환을 방해하는데, 이 과정에서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소 공급이 어렵게 되면서 두통,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을 일으키고 이유 없는 어깨나 팔 쑤심, 허리 통증도 어혈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 원장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혈관 내 어혈을 없애기 위해 한의학에서는 뇌 청혈 해독 탕약 등의 처방을 통해 탁한 혈액을 없애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데 집중한다. 어혈 제거와 위 기능 문제, 간장의 열, 대장의 독소, 심장의 불균형, 신장의 무력 등 저하된 장부의 기능을 회복하고 면역력 강화를 위해서다.

한의학에서 이뤄지는 이러한 탕약 처방은 만성두통, 관자놀이 통증, 왼쪽, 오른쪽 편두통 심할 때, 긴장성두통, 군발두통, 속울렁거림을 동반한 소화불량 두통, 뒷머리 통증, 임신(임산부)두통 등 여러 유형의 두통과 어지럼증 치료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침을 통해 뇌 혈액순환 장애로 높아진 뇌압을 바로잡거나, 약과 침의 동시 역할로 빠른 통증 개선을 위한 약침, 전신 경락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경락이완요법 등을 개인에 따라 추가로 진행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두통은 흔하다. 때문에 가벼운, 혹은 쉬운 증상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그로 인한 안이한 대처는 통증을 만성으로 끌고 가 더욱 오랜 시간 힘든 일상을 안겨준다. 일상뿐 아니라 삶의 균형마저 위태롭게 하기도 한다. 적극적인 대처로 맑은 일상 되찾고 좀 더 활력 있는 날들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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