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고온 직사광선으로 표피 고사 ‘피소현상’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그린기자단=환경일보] 김가흔 학생기자 = 겨울철 거리를 지나며 나무를 보면 많은 나무들이 짚에 싸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보온을 위한 것으로 '짚싸기'는 식물이 겨울철 동사하는 것을 막고 월동을 도와준다. 반면, 겨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나무가 옷을 입은 듯 무언가에 싸여 있는 것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나무를 관리하는 사람들의 게으름 때문에 아직도 나무가 옷을 입고 있는 걸까?

사실 그렇지 않다. 여름철에도 '옷 입히기' 작업이 필요한 나무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여름철 거리를 돌아다니며 단풍나무를 유심히 관찰해보면 나무에 붕대처럼 무언가 둘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겨울철의 짚싸기 목적인 '보온'과 달리 여름철 강한 햇빛으로부터 나무의 줄기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여름철 햇빛이 너무 강해지면 나무의 줄기에서는 증산작용이 과다하게 일어나 매우 건조한 상태에 처하게 된다. 이는 식물의 표피조직이 말라 죽게 하는(고사) 원인이며 이로 인해서 나무의 껍질(표피)가 떨어져 나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햇볕에 데이다’라는 의미에서 ‘볕뎀’ 또는 ‘볕데기’라고 하며 '피소현상(皮燒現象)'이라고도 한다. 피소현상은 주로 표피가 얇은 식물이 가로수로 심어져 있을 때 많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표피가 얇아 건조 현상이 쉽게 일어날 수 있고 가로수의 특성상 독립적으로 존재해 직사광선을 받기 쉬운 환경이다.

또한 근처의 도로로부터 열을 계속해서 받기 때문에 증산작용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 피소현상이 가속화된다. 따라서 피소현상은 지면으로부터 2m 이내에 있는 나무줄기에서 주로 발생한다.

공터에 홀로 있는 단풍나무는 직사광선으로 인해서 피소현상이 일어나 표피가 갈라지고 벗겨져 나갔다. 이러한 피소현상이 발생하면 식물은 병원체의 감염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된다. <사진=김가흔 학생기자>

나무의 껍질은 식물의 안쪽 부분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피부'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피소현상으로 인해서 껍질이 사라져 버리면 식물은 각종 환경요소, 병원체로부터의 2차적인 피해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피소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나무에 '옷'을 입혀주는 것이다. 그럼 나무에 직접적으로 햇빛이 닿는 것을 방지하고 도로로부터 받는 열기 또한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차단해주는 효과가 있어 피소현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 때 나무에 입혀주는 옷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주로 '녹화마대'를 사용한다. 녹화마대는 식물에서 추출한 섬유를 이용해서 만든 직물(織物)로 통기성이 좋아서 나무를 감싸도 나무가 숨 쉬는 것을 막지 않는다.

또한 천연 식물 섬유이기 때문에 분해성이 높아 사용이 끝난 후에는 토양에 매립하여도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붕대의 형태로 된 녹화마대를 나무에 둘러주어서 과도한 증산작용을 막아 피소현상을 방지한다.

가로수로 사용되는 단풍나무는 피소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녹화마대를 이용하여 나무를 감싸준다. 직사광선의 직접적인 노출을 막아 피소현상 발생을 줄여준다. <사진=김가흔 학생기자>

​대표적으로 단풍나무는 추운 곳에서 자라는 한대 수종이기 때문에 여름철 고온과 직사광선에 취약하다. 다른 나무들과 함께 모여서 자라는 단풍나무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서 키가 작아 그늘에서 주로 자라기 때문에 피소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공원에 단풍나무를 단독으로 심거나 가로수로 단풍나무를 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아져 피소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이 녹화마대를 사용해 나무를 감싸주어서 피소현상이 덜 일어나도록 한다.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건강한 식물의 생육을 위해서 이러한 피소현상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수목의 관리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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