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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준의 열두달환경달력⑧]
착한 에너지 시민이 되는 방법
8월22일 ‘에너지의 날’···밤 9시부터 5분간 소등 캠페인
숭문중학교 환경수업. 학생들이 축제 날 태양열조리기로 고구마와 소시지를 구워 먹고 있다.
신경준 숭문중학교 환경교사

[환경일보] 에너지라고 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를까? 아마 전기가 바로 생각날 것이다. 스위치만 켜면 먼 발전소에서 온 전기가 집 안을 밝힌다. 게다가 요즘은 휴대전화가 온종일 손에서 떨어질 일이 없을 정도로 필수품이 됐다. 사람은 잠들어도 휴대전화는 켜져 있다. 줄곧 꽂혀있는 휴대전화는 밤새 대기 전력을 잡아먹는다.

20세기 지구인의 편리한 삶은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기계와 화석연료로 만들어내는 풍부한 에너지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세계는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그 편리함 만큼 부작용도 나타났다.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배출된 온실가스가 지구를 점점 뜨겁게 만들고, 전기의 생산과 송전 과정에서 지역 문제가 발생했으며, 내연기관차로 인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지금과 같이 화석연료를 소비한다면 2100년을 넘기기 전에 석유와 가스는 고갈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기는 석탄 화력, 핵발전, 재생에너지 등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다른 주요 선진국보다 너무 낮다.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약 5%이다. 독일 33.6%, 영국 24.7%, 노르웨이 98%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만 하더라도 약 24%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에너지혁명 2030’이라는 책에서 토니세바 교수는 “인류가 돌을 다 써버렸기 때문에 석기시대가 종말을 맞이한 것은 아니다. 석기시대가 끝나게 된 것은 더 나은 기술인 청동기가 석기를 몰아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현재 상황도 마찬가지다. 화석연료 고갈과 무관하게 기술 개발로 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낮아지면서 세계의 에너지 자원도 변하고 있다. 유엔의 2016~2030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7번 목표도 재생 가능한 자원과 에너지의 사용이다.

제로에너지하우스로 리모델링한 건축모형

내가 만나고 있는 숭문중학교의 친구들은 환경수업을 통해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는 맑은 날에 태양광 자동차를 만들어 학교 교정에서 경주한다. 축제 날에는 태양열조리기로 고구마와 소시지를 구워 먹는다. 또 자신의 방을 제로에너지하우스로 리모델링한 건축모형을 만들어 전시회도 열고 있다. 융합교실에서는 500W 태양광발전으로 전기의 일부를 생산한다. 모든 교실엔 사물인터넷(IoT) 설비 스위치도 설치돼 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로 가는 빠른 길은 에너지를 덜 사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대부분 가정과 상점, 사무실에선 열이 새어 나가고 있으며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통해 대기 전력이 낭비되고 있다. 전자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빼놓는 게 어떨까. 개별 스위치가 달린 멀티탭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제품으로는 LED 전구가 있다. 값이 싸고 일반 전구보다 수명이 길어 기존 조명을 대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형광등과 비교했을 때 절반 정도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도 늘어나는 에너지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이다. 요즘엔 IoT 설비인 전력측정기로 휴대전화기 앱과 연동시켜 절약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름엔 건물을 시원하게, 겨울엔 따뜻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유리창으로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커튼이나 블라인드, 뽁뽁이로 잡아 보자. 창밖의 전망을 유지하고 싶다면 단열 필름을 붙이는 방법도 있다. 지붕 색깔만 바꿔도 더위를 줄일 수 있다. 흰색 페인트를 칠한 지붕은 빛과 열의 85% 이상을 반사한다고 해서 ‘쿨루프’라고 불린다.

서울 성대골 시민들은 ‘와트몰’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가정의 에너지를 진단하고, 태양광발전 설치와 보수,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집수리용 DIY 제품, 에너지 절약 IoT 제품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첫 제로에너지 공동주택 실증단지인 노원이지하우스 외관에 태양광 패널이 붙어 있다. <사진제공=노원구청>

최근에는 건물을 지을 때부터 절약 개념을 적용하기도 한다. 에너지 절약형 주택은 건물 외벽과 창문에 고단열재나 3중 창문 등을 사용해 냉난방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벽면과 옥상 녹화로 주택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태양광이나 풍력, 지열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제로에너지주택도 등장하고 있다.

영국 런던 남부엔 오수처리장이었던 곳이 베드제드(BedZED, 베딩턴 제로에너지 주택단지)로 탈바꿈했다. 우선 건축주들은 반경 56km 내에서 모은 재활용 자재들로 건물을 지었다. 베드제드는 자연형 태양열 주택(Passive Solar House)의 남향을 통해 태양 빛과 열을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태양광 전지판으로 전력을 얻는다. 또 삼중 창문을 설치해 에너지 손실을 줄였다. 지붕의 빗물 수집 장치와 하수 재사용 시스템을 통해 물 소비량도 크게 줄였다. 게다가 도보 거리에 상점과 학교가 있다. 주민들은 대중교통, 카풀(승용차 함께 타기) 그리고 공유 자동차를 이용한다.

한국에도 이와 같은 사례를 적용한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서울 노원구 제로에너지 주택단지 ‘이지하우스’가 있다. 새로운 건축법에 따르면 올해부터 1000㎡ 이상의 신축 공공건축물은 반드시 제로에너지 건물이어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로는 태양광, 태양열, 풍력, 해양, 소수력, 폐기물, 바이오, 지열 등이 있다. 태양 복사에너지양은 1초에 42조 kW로, 한 시간 정도의 태양광으로도 전 세계가 1년간 소비할 수 있는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적어도 원리상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산을 깎아 태양광발전을 설치하는 업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환경부는 경지 15도 이상의 산에는 태양광발전을 못 짓게 하고, 기존에 설치된 산지의 태양광도 기간이 만료되면 원상 복구해야 하는 규제법을 만들었다.

자원 고갈과 기후위기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에너지 소비 구조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 8월22일은 전기 에너지를 절약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알리기 위해 에너지시민연대에서 2004년 제정한 ‘에너지의 날’이다. 에너지 자원을 지속해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할 양만큼 에너지를 생산하고, 최대한 아껴 쓰며, 재생에너지의 이용으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에너지는 ‘절약’이다.

<글 / 신경준 숭문중학교 환경교사 · 태양의학교 대변인 · 한국환경교사모임 대변인>

이채빈 기자  green900@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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