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남해안 일대 쓰레기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스티로폼 어구와 페트병 가장 많아, 소각 흔적까지

[환경일보] 녹색연합은 지난 7월과 8월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포함한 남해안 일대의 쓰레기 실태를 조사했다. 7월과 8월 3차로 나눠 조사했으며 태풍의 영향이 없었던 시기로 일상적인 해안쓰레기 적치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명 해수욕장의 경우 여름철 개장을 앞두고 해안정화 활동을 이미 진행한 곳이 많았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중 갈곶리와 매물도, 소매물도, 여수시의 오동도를 조사 대상으로 했으며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은 화태도 지역을 조사했다. 그 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해수욕장 중심으로 무작위로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지 모두 해안쓰레기가 장기간 방치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안가에 밀려온 상태 그대로 띠를 이뤄 널브러져 있거나, 수차례의 정화 활동 후에도 모아둔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아 다시 바닷가로 흩어져 오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해수욕장의 해변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의 쓰레기가 방치돼 있었다.

거제 갈곶리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방치된 쓰레기 <사진제공=녹색연합>

쓰레기의 종류는 스티로폼, 페트병, 목재, 냉장고, 이불 등 육상에서 배출된 쓰레기 등 매우 다양했다.

가장 많은 것은 스티로폼으로 된 어구와 플라스틱 페트병이었으며 스티로폼은 잘게 부서져 정화가 완료된 해수욕장 해변의 모래와 섞여 있었다.

특히 해상국립공원의 상황은 매우 심각했다. 국립공원인 매물도는 해안에서 쓰레기를 직접 소각한 흔적도 발견됐다. 갈곶리 해안가에서는 해안가에서는 기름통이 방치돼 기름 오염까지 확인됐다.

이곳이 모두 해상국립공원이라는 점이 더욱 충격적이다. 육상 국립공원에서 이처럼 쓰레기를 장기간 적치하거나 소각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해수욕장으로 이용되거나 기암절벽 등으로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해안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쓰레기 적치 상황은 비슷하다. 해상국립공원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적나라한 사례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은 1968년 우리나라 최초로 해상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전라남도 여수시,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도, 경상남도 남해도, 경상남도 거제도 등이 속한다. 총면적 535.373㎢로 해상면적은 76%이다.

다도해상국립공원은 전남 홍도와 여수시 해안 일대와 도서 중심으로 1981년 지정됐으며 총면적 2344.91㎢(육지 340.43㎢, 해상 2004.48㎢)다. 이들은 모두 국립공원공단 관할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 거제 갈곶리

갈곶리의 해안 쓰레기 방치 현장은 함목명품마을에 위치한다. 함목명품마을은 국립공원에서 지정한 17개 국립공원 명품마을 중 하나다. 함목명품마을 몽돌해수욕장은 휴가철에는 해수욕장 이용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함목명품마을 몽돌해수욕장 맞은편 해안은 관광객이 이용하지 않은 곳이지만 국립공원 지역이다.

이곳은 마모된 스티로폼과 얼마동안 적치돼 있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각종 쓰레기로 자갈 해안 전체가 푹신할 정도이며 30㎝가 넘는 깊이까지 비닐과 각종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스티로폼과 쌓인 쓰레기더미 위에서는 잡초들이 자라고 있으며 기름통, 플라스틱 의자를 포함한 온갖 쓰레기들로 넘쳐나고 있다. 이는 오랜 기간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방치한 결과다.

거제 갈곶리 한려해상국립공원에 기름통이 방치돼 해안 주변은 기름띠가 형성돼 있다. <사진제공=녹색연합>

쓰레기를 망에 모아 두고도 수거하지 않아 바닷물이 들고 나며 계속해서 쓰레기들이 마모되고나 분해돼 다시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쓰레기를 담아둔 망은 부식돼 이미 군데군데 훼손됐으며 손으로 건드리기만 해도 쉽게 뚫어질 정도다. 명품마을과 왕복 2차선 도로하나를 두고 있는 이곳은 국립공원과 명품마을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특히, 갈곶리는 2005년 녹색연합의 그린맵대장정(해안정화활동) 당시의 모습과 달라진 바 없이 오히려 더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수직 50㎝ 이상 쌓인 쓰레기들 <거제 갈곶리, 사진제공=녹색연합>

한려해상국립공원 통영시 매물도

한려해상국립공원인 통영시 매물도와 소매물도는 관광지다. 특히 매물도는 빼어난 경관과 야영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백패커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곳이다.

현재 야영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당금마을 폐교에서 시작되는 데크를 이용하면 바로 해안가로 바로 연결된다.

여기에 바닷가를 조망할 수 있는 코스와 매물도 섬 전체를 트레킹 할 수 있는 걷는 길까지 조성돼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매물도의 쓰레기 방치 현장은 매우 심각하다.

소매물도는 도보로 접근이 어려워 멀리서 쌍안경 등으로 조사했는데, 정화한 흔적으로 보이는 수거망이 방치, 훼손돼 주변으로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광범위한 소각 흔적으로 나무, 부탄가스 등 각종 쓰레기들이 소각된 채 발견된 매물도. <사진제공=녹색연합>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

오동도는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오동도 전체에 걷는 길이 조성돼 이곳은 해수욕이나 캠핑 대신 관광을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데크로 연결된 걷는 길을 이용하는 방법 외에는 해안가로 접근할 수 없어 매우 제한적으로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방파제의 테트라포트를 비롯해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대부분의 해안가에서 쓰레기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바람골 아래에서는 스티로폼, 페트병, 플라스틱 쓰레기, 비닐등 다양한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심지어 바람골 산사면 곳곳이 스티로폼 조각들로 뒤덮여 있는 모습을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바닷가에서 밀려오는 쓰레기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탐방로를 따라 탐방을 하며 버린 플라스틱 음료수병, 맥주 캔 등 다양한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탐방 데크 사이로 보이는 쓰레기 <여수 오동도, 사진제공=녹색연합>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여수 화태도

화태도는 항으로 밀려오는 해안 쓰레기 외에 페트병, 플라스틱바구니를 비롯한 생활폐기물과 쇼파, 타이어 어구 등이 뒤섞여 대량의 쓰레기가 적치됐다. 이는 국립공원이 아닌 지역의 어촌 마을의 일반적인 풍경이다.

도시와 같이 일상적인 폐기물 처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작은 쓰레기가 쌓여 조금만 관리되지 않으면 그곳은 금방 쓰레기로 가득하게 된다.

항구 바로 옆 폐어구, 타이어, 쇼파 등 각종 생활쓰레기들이 방치되어 있다. <화태도, 사진제공=녹색연합>

경남 거제시 흥남해수욕장

흥남해수욕장은 상습적으로 해안 쓰레기가 많이 밀려오는 곳으로 해수욕장 개장 이전에 정화활동을 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미 잘게 부서진 스티로폼이 해변의 모래와 뒤섞여 사람의 손으로도 골라내지 못할 정도다.

또한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바로 앞 해안가 외에는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해변가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크고 작은 돌 사이 사이에 각종 쓰레기가 박혀 있다. <흥남해수욕장, 사진제공=녹색연합>

고흥 장선 해수욕장

이곳은 해수욕장이라기보다 쓰레기장에 가깝다. 수백미터에 달하는 해안가에 쓰레기가 띠를 이뤄 밀려온 채로 펼쳐져 있다.

깨진 유리, 소각하고 남은 철사꾸러미 옆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어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

쓰레기를 소각한 흔적은 곳곳에 있었으며 특히, 해수욕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건설폐기물도 확인됐다.

해안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쓰레기. <장선해수욕장, 사진제공=녹색연합>

전국 곳곳이 쓰레기로 몸살

거제 와현리(예구마을) 해변은 마을과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쓰레기들이 치워지지 않아 반복해서 해안으로 떠밀려오는 등 방치되고 있다.

또한 거제 임호마을 앞 농소몽돌 해변은 임호마을과 인접해 있다. 다양한 쓰레기들이 쌓이고 있지만, 바로 옆 한화리조트 앞 해변은 직원들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거제시 장목면 임호마을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들. <거제 농소몽돌해변, 사진제공=녹색연합>

그 외 순천 화포, 여수 만성리검은모래 해변 등에는 수거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하고 쌓아놓아 각종 어업 쓰레기뿐 아니라 생활쓰레기까지 뒤엉켜 쌓여 있다.

또한 여수 모사금 해변, 무안 홀통해수욕장과 같이 정화작업이 완료된 해안이라도 마모된 스티로폼 부스러기가 해안 모래나 자갈 사이에 섞여 있다.

이처럼 국립공원 내 해양쓰레기가 넘쳐나는 상황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해양쓰레기 관리 총괄부처로서 환경부, 지자체, 국립공원공단, 해양환경공단 등 관계 기관과 면밀히 협의, 바다를 포함하고 있는 4곳의 국립공원 내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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