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기상이변 현실화, 기후정책을 국정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환경일보] 한반도에 기상 이변에 따른 심각한 폭염이 발생했다. 광화문, 남산서울타워, 이순신 장군 동상 같은 서울의 랜드마크가 높은 기온 탓에 녹아내리고 있다. 녹아내린 랜드마크 뒤로 국회의사당이 아슬아슬하게 보인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20일 오전 여의도 한강공원 마리나 컨벤션 센터 앞 공터에서 서울의 주요 건물이 폭염으로 녹아내리는 가상 상황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린피스는 상징적인 건물인 광화문, 남산서울타워, 이순신 장군 동상을 본뜬 대형 모형을 전시해 그 일부가 녹아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린피스가 20일 오전 여의도 한강공원 마리나 컨벤션 센터 앞 공터에서 서울의 주요 건물이 폭염으로 녹아내리는 가상 상황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사진제공=그린피스>

올 여름 54일 동안 지속된 전례 없는 장마와 폭우, 홍수 그리고 폭염 등 기후위기 재난이 현실화됐음을 정부에 상기시키고, 기후위기에 적극 대처할 것을 요구하기 위한 퍼포먼스다.

그린피스는 이번 여름 발생한 홍수와 폭염 등 이상기후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국가가 기후위기에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면 기후 재난이 국민의 일상과 안전을 뒤흔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상훈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우리는 이미 기후재난을 눈앞에 마주하게 됐다. 피해 복구와 함께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될 기후위기 재난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정부와 국회는 이번 피해를 계기로 기후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 위기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행동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국회에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해 기후위기 대응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전 사회적인 역량을 집중시킬 것 ▷2030년 온실가스 절반 감축‧2050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해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을 통한 에너지 공급 및 수요 관리, 재생에너지의 확산, 수송부문의 전기화, 탈석탄 로드맵 마련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정책을 도입할 것 ▷기후 재난이 유발하게 될 사회적‧경제적 피해를 철저히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한 인프라를 신속하게 구축할 것 등을 제안했다.

그린피스가 20일 오전 여의도 한강공원 마리나 컨벤션 센터 앞 공터에서 서울의 주요 건물이 폭염으로 녹아내리는 가상 상황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사진제공=그린피스>

세계기상기구(WMO)가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 상승하는 시점이 앞으로 5년 내 다가올 수 있다.

IPCC의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는 전 지구 평균기온이 1.5℃ 상승할 경우 극한고온, 호우 및 가뭄 등 자연재해의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온난화 속도와 규모에 따라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캐나다, 아일랜드 등 주요 국가들과 전 세계 30개국의 1765개 지방자치단체는 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국가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한 바 있다.

국내 226개 기초자치단체 역시 이 흐름에 동참했으며, 중앙정부에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서길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를 기록하는 등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으로 불리고 있다.

정부는 그린뉴딜 정책을 수립하면서도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또한 한국전력 등 국내 기업은 기후위기의 주범인 석탄사업을 해외에서 감행하고 있어 국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