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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과민반응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각종 년말년시 행사, 축하모임 등 가족들과 친구들과 혹은 동료들과 함께 찾은 곳은 대부분 생선 요리 집이었다. 생선 집마다 길게 장사진을 쳤고, 식당안은 시장판을 연상케 할 지경이었다. 조류독감의 여파는 살갗을 에어드는 겨울바람보다도 매서웠다. 닭과 오리 관련 농가와 산업계는 ‘닭보다 사람이 먼저 죽겠다’고 호소했지만, 익혀먹는 경우 아무 피해가 없다는 뉴스보도가 계속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우리나라에서 검출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될 가능성이 없다고 통보해왔다. 다행히 국내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베트남 등 국가들의 경우와는 달리 인체 전염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약3개월을 끌어온 조류독감 사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한마디로 닭고기나 오리고기를 날 것으로 먹어도 별 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남아와 중국 등지에서도 이미 조류독감이 한풀 꺾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 닭 가공업체들과 양계농가, 치킨점 등 닭 관련 산업계가 엄청난 홍역을 치렀고 소비가 정상화 되면서 닭 값 급등도 불거졌다.
닭과 오리고기 섭취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나친 불안감과 오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유관 산업계의 소비촉진 캠페인에 힘입어 상당 부분 불식된 만큼 재발이 되더라도 종전과 같은 수준의 파괴력은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조류독감이 완전히 끝났다 하더라도 이미 사회, 경제 전반에 미친 여파는 어마어마하다. 닭고기 산업에 발생한 피해만 외식업체가 4천7백억원, 양계농가 1천5백억원 등 8천억원 대에 달한다.
정부의 관련 소요예산도 위험지역 등 주변 사육농가의 닭, 오리까지 살처분 명령이 내려지면서 443만여 마리의 닭과 오리가 매몰됐고 이에 따른 보상비만 423억원이 책정돼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 아시아권 다른 발생국들에 비해 우리 정부의 방역 등 관련 대응은 우수한 편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과도한 먹거리 불안감에 비해 정부의 소비촉진 캠페인이 뒤늦게 본격화되면서 먹거리 안전성 확보와 대국민 홍보 차원에서 충격을 키운 것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 공포감의 확산을 신속히 막았어야 했다. 외국처럼 시장이 나서서 길거리에서 닭고기를 먹는 척이라도 했어야 했다. 하지만, 모두가 우왕좌왕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른채 그저 시간보내기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사실은 무엇보다도 먼저 국민들의 먹거리에 대한 지나친 과민반응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계속돼는 대국민 홍보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닭고기만 쳐다봐도 전염이 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결국은 우리들 스스로가 우리 국민들을 내 팽게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잘난 ‘월드컵 선진국 국민’인 우리가 말이다. 수없이 반복돼온 ‘망각’의 굴레도 벗어나야 한다. 문제가 대두되면 마치 큰 난리가 난 것처럼 공포분위기를 앞 다퉈 조성했다가도 문제가 해소되면 이를 바로 망각하는 일이 재발되지 않아야겠다.

편집부  webmaster@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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