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에서는 2003년 11월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서울시 8개 구청을 비롯한 경기도 고양시, 의정부시, 성남시, 인천 남구, 부평구 등 수도권 지역 13개 지자체 소재 174개 세탁소의 세탁폐기물 처리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세탁소에서는 드라이클리닝, 옷감의 얼룩제거 등을 위해 퍼클로로 에틸렌, 트리클로로 에틸렌 등 인체 발암물질인 유기용제를 다량 사용한 후 폐기물로 배출한다. 이들 물질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 세정력이 우수하고 인화성이 없어 세탁용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장기간 흡입할 경우 백혈병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으며, 중추신경계와 간 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들 물질들은 휘발성이 대단히 강하기 때문에 세탁소 인근의 주택가로 휘발하여 주택가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농도를 높일 위험성이 있다.

폐기물관리법에서는 이들 유기용제를 유독폐기물인 지정폐기물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탁협회에서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전용수거차량을 통하여 세탁폐기물을 수거한 후 지정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하여 처리하고 있으나, 일부 세탁소의 경우에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불법적으로 세탁폐기물을 처리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이번 조사를 실시하게 됐다.

세탁폐기물 인체유해성 및 관리요령에 관한 교육이수여부, 세탁폐기물의 인체유해성 인식여부, 구청으로부터의 지도점검 여부, 세탁소 운영기간 등과 세탁폐기물 배출행태와의 관계에 대한 분석에서 교육을 받지 않은 세탁소일수록 세탁폐기물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으며, 종량제봉투로 부적절하게 배출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으로부터 지도점검을 받지 않은 세탁소와 나이가 젊고 세탁소 운영기간이 짧은 세탁소의 경우에도 받은 업소에 비해 종량제봉투로 부적절하게 배출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세탁폐기물의 적정관리를 위해서는 세탁소 업주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여 세탁폐기물의 인체유해성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세탁폐기물 보관방법에 대한 조사결과 대부분 세탁폐기물을 비닐봉지나 뚜껑이 있는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여 보관하고 있었으나, 폐유기용제의 휘발을 완전하게 차단할 수 있는 밀폐형 용기를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세탁폐기물의 보관과정에서 유기용제가 주변으로 휘발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을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세탁폐기물을 보관할 수 있는 규격 밀폐용 보관봉투의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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