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000여명의 전문가 현장 배치···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돼야
감정노동자 인식개선, 근로자 안전보건교육‧안전문화 강화 주력

김숙영 직업건강협회 회장 <사진=김봉운 기자>

[환경일보] 김봉운 기자 =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은 개인을 넘어 가정과 사회 나아가 국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고는 근로자의 생명과 직결된다.

과거 안전보건을 담당하는 몇몇 전문가 이외에는 관심이 적었던 산업안전보건은 구의역 사망사고와 발전소 노동자 김용균 군 사망사고 등을 거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각돼 중요성이 강조됐다.

근로환경 인식 전환은 국민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변화는 ‘보건관리자’의 역할이 주효했다. 보건관리자는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에 대응하고 근로자 건강 상태에 세심한 관리로 근로환경을 개선한다.

또, 사고 발생 위험을 사전 대비하고 작업 환경 개선을 통해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사업장에서 보건에 관한 기술적 사항을 관리한다. (사)직업강협회는 지난 26년 보건관리자의 역량 강화와 근로환경 개선에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6월 새롭게 (사)한국직업건강간호협회(이하 협회) 제13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숙영 교수는 “근로자 건강은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기반”이라며, “안전사고 관리에 소요되는 재원을 예방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근로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저변 확대와 안전한 근로환경을 위한 문화개선에 보건관리자 역량 강화 및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본지는 김숙영 회장을 만나 협회의 향후 계획, 근로환경 개선 등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김숙영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지난 6월19일 제1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협회 회장에 취임한 소회는

A. 협회를 처음 방문했던 것은 1995~1996년쯤 대학원생으로서 미국 산업간호협회에서 발간한 논문을 찾기 위해서였다. 당시 협회 사무실은 10평이 안 되는 작은 오피스텔이었고, 직원은 딱 1명이었다. 그로부터 25년여의 세월이 흘러, 그때보다 수백 배 더 커진 협회 회장을 맡게 돼 정말 감회가 새롭다.

직업건강협회 회장 이취임식 왼쪽부터(정혜선 전회장, 김숙영 회장) <사진제공=직업건강협회>

1994년 설립된 한국직업건강간호협회는 전임회장단의 헌신적인 지원과 회원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뜻을 이어 협회의 내실을 다지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Q. 협회는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직업건강전문기관이다. 협회의 비전과 미션, 주요 사업, 그리고 주요 성과를 소개해 달라

A. 직업건강협회는 고용노동부 산하 비영리법인으로 근로자의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보건관리자가 주요 회원인 단체이다. ‘건강한 일터,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최고의 직업건강전문기관’이라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협회는 전국에 9개 지부와 22개 지회를 두고 있다. 협회 내 조직으로는 22개 보건안전센터, 교육센터, 직업건강안전연구소 그리고 3개의 근로자건강센터, 마음건강힐링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조직을 통해 노동자 및 보건관리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 학술, 연구사업을 수행한다.

협회의 주요사업 중 하나는 보건안전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소규모사업장 안전보건기술지원사업이다. 작년 전국 2만6000여개소의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수행했다. 또한 ‘사업장 결핵 예방 사업’을 통해 3만8000여 명의 노동자 및 보건관리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이외에도 마음건강힐링센터를 통한 자살 예방 사업과 건강안전연구소를 통한 보건진단 및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 서부 근로자건강센터 개소식 커팅식 <사진제공=직업건강협회>

교육센터에서는 보건관리자를 대상으로 직무교육 및 의료인 면허 보수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특히 최근 화학물질 관리, 감정노동 관리, 직무 스트레스 관리 등 다수 전문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학술대회 및 각종 세미나, 직업건강 우수사례 발표대회, 해외연수 등 학술 활동을 수행하고 협회지와 잡지로 직업건강정책·우수사례·회원소식 등을 안내하고 있다.

직업건강 우수 사례 발표대회 <사진제공=직업건강협회>

Q. 협회에서 금년도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과 활동은 무엇인가

A. 올해 협회는 안전보건공단 주관 ‘폐수 배출시설 보유사업장 밀폐공간 실태조사’와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는 ‘민‧관 협력 자살 예방사업’의 실행기관으로 선정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밀폐공간 실태조사는 폐수 배출시설 보유사업장 등 질식위험 사업장을 방문해 실태조사 및 위험도를 평가하고 질식 위험성에 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질식 사망사고를 감소시키고자 진행하는 사업이다. 전국 사업장을 방문해 진행할 예정이다.

민‧관 협력 자살 예방사업은 사업장 노동자와 보건관리자를 대상으로 자살 예방 캠페인 및 교육을 통해 노동자의 정신건강 관리 및 사업장 내 생명존중문화를 확신시키기 위한 사업으로 ▷ 캠페인 전개 ▷홍보부스 운영 ▷자살 예방 교육 ▷콘텐츠 제작 및 보급 등 총 4개 분야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2018년부터 함께 진행한 ‘사업장 내 금연환경 조성을 위한 보건관리자 대상 금연교육’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Q. 최근 전 세계적 현안인 코로나19와 관련한 사업이 있다면

A. 코로나 19와 관련해서 협회는 지난 1월31일부터 본부에 중앙대응반을 구성해 직장인을 위한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수칙 발표, 마스크와 손 소독제 공동구매, 감염 예방수칙 및 관련 정보 제공, 상담전화운영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임 정혜선 회장은 코로나 19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기업활동 규제 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 ▷보건관리자 선임대상에서 제외된 업종에 보건관리자 배치 ▷ 전국에 근로자건강센터를 설치해 근로자 건강을 관리 ▷업종에 따른 감염병 관리 매뉴얼 제작 ▷고용노동부 정책 방향에 근로자의 건강 보호 관련 내용 강화 ▷질병 관리청 업무에 감염병 관리 대응 포함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지난 6월19일 발표했다.

Q. 협회 회장으로 임기 중 목표, 과제 등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A. 직업건강협회 회장으로서 크게 세 가지 일을 추진하고자 한다. 회원을 위해 ‘보건관리자 역량 강화 및 근무여건 개선’, 노동자를 위해 ‘취약계층 노동자의 안전보건 강화’, 직원을 위해 ‘한국직업건강간호협회를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만들기’이다.

먼저, 보건관리자 역량 강화 및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한국직업건강간호협회는 사업장 보건관리자의 조직이다. 전국 8000여 명의 보건관리자가 각자 사업장에서 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다면 대한민국의 건강과 안전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이에 보건관리자들이 업종별, 경력별로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건관리자 교육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전문화, 다양화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전 업종에 보건관리자가 배치되고, 300인 이상 사업장에는 전담 보건관리자가 배치되며, 노동자 수 대비 적정인원의 보건관리자가 배치되도록 ‘산업안전보건법’과 ‘기업 활동 규제 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개정하는데 협회 차원에서 집중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 취약계층 노동자의 안전보건 강화할 것이다. 우리나라 산업재해의 80%는 노동자 50인 미만 소규모사업장에서 발생한다. 보건관리자를 배치할 수 없는 영세한 소규모사업장 노동자의 안전보건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이에, 소규모사업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안전보건관리 지원사업과 근로자건강센터를 확대하도록 정부에 적극 정책 건의할 예정이다.

우리 협회는 그간 감정노동자와 건설업 노동자 등 취약계층 노동자 보호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후에도 감정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 및 감정노동자 보호, 건설업 노동자 안전 보건교육 강화, 안전문화 확산을 강화할 방침이다.

끝으로 한국직업건강간호협회를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직업건강간호협회를 직원들이 자랑스러워하며 정년까지 일하고 싶어 하는 직장으로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직장 내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존중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한다. 또한,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비효율적인 관행과 제도는 과감히 철폐하고, 선진적인 업무 제도는 신속하게 도입할 계획이다.

직업건강협회 창립25주년 기념식 및 국제학술대회 <사진=김봉운 기자>

Q. 우리나라 산업 현장 근로자의 산재 예방을 위해 사회(노사, 정부, 국민 등)에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A. 코로나 19로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감염병의 위기 속에서 사업장마다 우리 보건관리자들이 전문성과 헌신적인 노력으로 노동자들을 지켜내고 있다.

노동자의 산재 예방을 위해서는 각 사업장 자체의, 내부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내부의 힘을 키우기 위해 각 사업장에 노동자의 보건안전을 담당하는 보건관리자의 배치가 필수다. 전 업종에, 적정인원의 전담 보건관리자가 배치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할 수 있도록 힘과 뜻이 모여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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