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소비시대 기업경영 전과정에 환경성 제고 필수

최근 들어 기업의 환경경영, 지속가능경영, 사회책임경영 등이 우리 사회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핵심은 기업의 모든 활동에서 환경을 우선시하는 책임 있는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의 실천이다.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이런 경영 마인드가 이미 수십년 전 시작돼 자리를 잡고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30여 년 전인 1990년대 초반부터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환경경영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보여주기 식에 그쳤고,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조직 개편, 예산배정 및 교육 훈련까지 제대로 실천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심지어 무늬만 흉내 내는 일도 벌어졌다.

국내 굴지의 한 정유사는 연간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소년 소녀 가장을 돕는 활동을 한다고 홍보했다. 그런데 그 정유사 소유 대형 저장소, 직영 주유소 등에서 새어나온 기름으로 주변 토양이 오염됐는데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법 기준에 따라 책임 있게 적정 처리하는 경우 수백억 원의 비용이 드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경우였다.

환경경영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진정성이다.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제공하는 서비스의 환경성을 검토하고 환경에의 영향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방안을 개발해 적용하는 일이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부산물을 재활용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 기업 스스로의 의지라기보다는 녹색소비문화(Green Consumer)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친환경경영으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투자자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지 않기 위해 기업들은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제품의 기획과 생산, 유통, 사용, 폐기 및 재활용 등 전과정에서 자원 순환성을 제고하는 일은 필수 과제가 됐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투자를 결정하거나 사업을 발주할 때 대상 기업들의 친환경·지속가능 인증 여부를 철저히 검토한다. 인권 및 환경 이슈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협력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소비자들의 친환경에 대한 요구는 더 커지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이전 보다 친환경제품을 더 많이 구입하고 있다는 조사도 나왔다.

국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한 화학회사는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모 전자회사는 얼마 전 국제공인기구로부터 폐기물 매립 ‘0’ 사업장 인증을 받았는데 폐기물의 자원 재활용 비율을 95~99%까지 올렸다.

모 제약회사는 자발적으로 포장재 재질 구조를 개선해 대상 제품의 90%를 바꿨다. 제품 용기를 유색에서 재활용이 용이한 무색투명 재질로 바꾸고, 제품 표면도 쉽게 분리 가능한 접착식 라벨을 사용했다.

홍보를 위해 수십년 간 사용해온 비닐 봉투는 친환경 재생용지인 크라프트 종이봉투로 교체했다. 제작비가 3배 정도 늘었지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과감히 변화한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와 뉴노멀 시대, 환경경영·지속가능경영은 불필요한 지출이 아닌 최고의 경영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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