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사회복지의 날 맞아 종사자 160명 대상 ‘차별의 언어’ 설문
빈곤아동, 결손아동, 요호보아동 아닌 ‘아동’ 자체 이해 언어 사용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현장에서 마주한 차별언어를 설문조사 했다. 조사에는 ‘구별하는 언어에서 편견과 차별 생긴다고 응답했으며, 응답자 60% 차별언어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 중 성차별적 언어가 가장 많았다.

[환경일보] 김봉운 기자 = 아동옹호대표기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이 오는 7일 올해 21회째가 되는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사회복지종사자 160명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마주한 차별의 언어를 설문조사 했다.

이번 설문의 취지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사용되는 차별의 언어를 발견하고,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이번 설문은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했으며 사회복지종사자 160명을 대상으로 8월 한 달 동안 진행했으며 전체 설문자 중 여성이 112명(70%), 남성이 48명(30%) 응답했다.

차별 언어는 불평등, 비하, 편견의 의미가 담긴 개념으로 편견이 마음의 상태라고 한다면 차별은 객관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아동학대사건의 78%가 친부모, 2% 계부모에 의해 일어나지만 언론을 통해 ‘계부’ ‘계모’에 방점을 찍으면서 편견이 조장돼 역차별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계부모’ ‘양부모’라는 부분을 ‘부모’라고 통칭해 사용하자는 의견이 있으며 동반자살을 ‘아동 살해 후 자살’로 표기하는 것과 같이 차별적 언어에 대한 지속적인 순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사회복지 현장에서 사용되는 차별의 언어를 찾아내고자 성차별, 신체 차별, 신분 차별, 종교 차별, 인종·국적 차별, 지역 차별의 범주로 유형화했다.

성차별 언어의 경우 여성명칭(미혼모, 된장녀), 여성강조(여대생, 여배우), 여성신체(처녀작, 꿀벅지), 여성비하(김치녀, 삼일한), 남성중심(손자, 자녀) ▷신체 차별에는 장애비하(애자, 병신크리), 외모비하(얼창, 루저), 외모강조(베이글녀), 연령차별(노처녀, 틀딱) ▷신분차별에는 직업비하(공돌이, 폰팔이), 부적절지칭(아줌마, 파출부, 빨갱이), 사회적지위비하(부하, 하층민) ▷종교차별에는 종교비하(중놈, 개독교, 개슬람) ▷인종·국적 차별에는 인종비하(검둥이, 흑형, 똥남아), 자국중심(토종, 단일민족, 조선족) ▷지역차별에는 지역비하(지방대, 개쌍도, 전라디언)의 언어가 있다.

응답자 중 97명(60.6%)가 차별언어를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1위가 성차별적 언어(66명)로 가장 높았으며 2위로 신분차별언어(36명), 3위는 신체차별언오(32명), 4위로 지역차별언어(28명), 5위로는 인종국적 차별 및 종교차별 언어 순이었다.

기타로는 가족유형(다문화가정, 한부모 가정)에 대한 차별, 정치적(좌파, 우파) 차별, 결혼유무(기혼, 미혼)에 대한 차별, 정신건장(지능, IQ)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답했으며 남성에 비해 여성이 차별에 대한 경험이 높은 경향으로 나타났다.

종사자들의 차별언어에 대한 경험 <자료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현장에서 차별의 언어가 어느 정도 있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1점)’ 17명(10.6%), ‘없다’ 20명(12.5%), ‘보통이다’ 71명(44.4%), ‘그렇다’ 40명(25%), ‘매우 그렇다’ 12명(7.5%)으로 평균 3.06점을 기록해 차별의 언어가 보통 수준 이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차별언어의 정도 <자료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현장에서 사용되는 차별언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빈곤아동이라는 언어는 아동이 빈곤하다는 언어로 작용한다. 아동의 경제적 환경이 빈곤한 것이지 아동 자체가 빈곤한 것은 아니다.

 

종사자들이 꼽은 현장에서의 차별언어와 구분해서 써야 하는 사유 <자료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국립국어원을 통한 다듬은 말 <자료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는 “행정에 대한 편의로 대상자를 구분하면서 역차별과 낙인감을 주는 언어들과 언론에서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특정화 시키는 언어가 있다”면서 “사회복지분야는 사회적 약자를 다루는 전문분야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언어 사용에 학계와 언론에서 각별한 주의가 당부 된다”고 말했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차별의 언어는 자칫 개인과 우리사회의 발전 가능성을 가로 막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어 언어사용에 있어 보다 긍정적인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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