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년 전부터 존재했던 절지동물 진화의 단서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그린기자단=환경일보] 신선영 학생 = 머리카락처럼 얇은 다리와 콩알보다도 작은 몸통을 가진 이 생물은 거미의 한 종류이다. 실제로 발견한다면 다리는 잘 보이지 않아 몸만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발견하기 힘든 거미의 이름은 ‘장님거미’이다.

나뭇잎 위에서 먹이를 찾는 장님거미 <사진 = 신선영 학생>

장님거미라는 이름만 보면 앞을 보지 못하는 거미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름의 유래는 앞다리에 있다. 얇고 긴 두 개의 앞다리를 더듬으면서 걸어 다니기 때문에 장님이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것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거미는 엉덩이에서 실을 뽑고 먹이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장님거미의 경우 실을 뽑지 않고 걸어 다니며 먹이를 찾아다닌다. 먹이로는 작은 곤충이나 곤충의 사체, 버섯까지 먹을 수 있는 특이한 식성을 가졌다.

죽은 개미의 사체를 먹고 있는 장님거미 <사진 = 신선영 학생>

체액을 빨아 먹는 것이 아닌 ‘씹어 먹는’ 거미

이러한 식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먹는 방식이 대부분의 거미와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거미는 육식이다. 먹이의 체액을 빨아먹는 다른 거미들과 달리 장님거미는 먹이를 씹어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버섯과 같은 곤충이 아닌 유기물도 섭취 가능한 것이다.

걸어 다니며 사냥하는 장님거미 <사진 = 신선영 학생>

장님거미의 또 다른 이름은 통거미 이다. 곤충은 머리, 가슴, 배로 나뉘고 거미의 경우 머리가슴 그리고 배로 2부분으로 나뉜다. 통거미목의 경우 사진과 같이 마디가 없는 몸에 다리와 얼굴이 한곳에 있다.

과거 프랑스 동부 지역에서 3억년 된 고대 ‘장님거미 화석’이 발견됐다. 이 장님거미 화석은 지금의 장님거미와 다르게 거미와 전갈과 같은 여러 절지동물은 합쳐놓은 형상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자들은 장님거미 화석이 절지동물의 진화 과정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했다.

농경지에 작은 풀밭이 있어야 하는 이유

올해 7월 학술 전문 DB 출판사인 엘스비어(Elsevier)에서는 장님거미가 해충 방제에 도움이 된다고 기제 했다.

포도 농장 일부에 ‘자연 서식지’가 있다면 장님거미는 돌아다니며 해충인 포도 열매 나방을 섭취한다고 밝혔다. 이는 농경지에 장님거미 은신처가 있다면 친환경 해중 방제가 가능함을 뜻한다.

외모는 특이하고 잘 보이지 않지만, 인간에게 이롭게 작용할 수 있는 장님거미는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절지동물이다. 주 서식지는 계곡이 있는 깨끗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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