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힘은 실로 위대하다. 지능을 지닌 인간은 과학이라는 도구를 활용함으로써 문명을 건설했고 발달을 거듭했다.
천문·지리학, 수학, 물리학, 의학 등 자연과학의 힘은 실로 놀라운 것이어서 불의 혁명·산업혁명·원자력 혁명을 거쳐 이제는 기술혁명·정보혁명·생명혁명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사상과 철학도 사회과학의 틀 속에서 나름대로의 이론과 패러다임을 형성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과학이 만능은 결코 아니다. 전보다 더 밝혀내고 더 낫게 한 것이지 본질이 명쾌하게 규명된 예는 오히려 드물다.
오히려 과학의 한계를 보여주는 여러 흔적과 징후는 자연과 우주의 무한함, 위대함을 대변한다.
한계적이고 부분적으로 밖에 규명하지 못한 인간의 능력으로 인해 합리적 사고, 법칙과 운동에만 지배되는 세상은 결코 아닌 것이다. 그러나 과학을 통해 인간을 위협하는 자연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시스템과 대안을 찾는 일은 절대로 필요하다. 다만 과학은 어느 날 갑자기 되는 일이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과학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로,
무엇보다 뛰어난 과학자가 나와야 한다.
일찍이 정치가든 관료든 어느 분야에 있더라도 자연과학의 기초지식을 갖추고 생활 속에서 이를 즐기는 분위기가 있던 시절에는 과학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과학은 놀랍게 발전한다.
그런 시절에는 과학자적 지식인이 일반적으로 많았다. 이처럼 과학을 생활 속에서 즐기는 수천 수만명 중에서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서건 인간에 필요하기 때문이건 많은 과학자가 배출되고 그중에서도 특출한 대과학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경기대학교 전자계산학과 김인철 교수가 ‘10년에 1명만 나오면 학문으로써의 수학은 이어진다'라고 말한 바 있다. 민족사관학교 최명제 전교장은 평소의 소신이라면서 ‘인재 1명이 2백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즐겨 말한다. 여기서 말한 이는 바로 과학자를 일컬음이다.

둘째로,
과학자가 나올 수 있는 토양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과학자가 되고자 하는 이가 많고, 이 경우 부모나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초기적 환경에서부터 과학자가 되면 평생 동안 그토록 원하는 연구와 응용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과학을 중히 하는 사회·문화적 토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조선은 대체로 철학과 시문을 중히 했고 과학을 천시했다.
그래서 과학의 발전은 미미했고 그 결과 백성들의 생활은 곤궁했다.
반면에 세종·정조라는 위대한 지도자가 활약한 시절에는 과학은 꽃을 피운다.
세종과 정조는 농업생산을 늘이고,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를 극복하고, 성곽과 집을 짓거나 건축물을 세우고, 질병을 퇴치하는 데는 과학이 기본바탕이 됨을 꿰뚫어 본 혜안이 있었다.
그리고 과학자의 발굴에 힘쓰고 그들의 연구를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과학사에서 손꼽힐 장영실·이천·정약용·정약전·홍대용 등 숱한 대과학자가 등장했다. 물론 당시는 태평성대라 불릴 만큼 국민의 삶과 나라의 힘은 나아졌다.
아울러 학교건설 및 연구소설립 지원, 직급·보수수준 등에서 우선 보장해주는 과학자 우대 풍토, 과학기술 관련 정부부서의 과학자 특채 및 전진배치로 내실 있는 과학진흥책이 뒤따라야 하겠다.
특히 우리 역사 속에서 비중있는 과학자를 찾아내서 과학사는 물론 이들의 인물지도와 인맥사를 구성하여 높이 받드는 일은, 꿈을 꾸는 어린이를 과학자의 길로 이끄는 데 있어 매우 소중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아울러 학교교육은 물론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생활과학에서 전문과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생활 속에서 과학적인 삶이 얼마나 사고와 행동에서 유리한지, 과학을 어떻게 활용하면 보다 더 유익한 발전을 성취할 수 있는지, 장차 국가나 인류사회의 미래를 위해 과학이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 늘 우리 주변에 넓게 퍼져 있어야 한다.
셋째로,
과학기술 관련 용어 및 원리를 대중적 언어로 바꾸어야 한다.
양자역학, CDMA, HD TV 등 일상화된 단어마저도 일반인은 알기 어렵다.
더욱이 신기술 개발이나 분야에 관해서는 워낙 전문화되거나 어려운 영어나 영문약자의 나열이 많아, 알아보기조차 힘든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므로 일반 상식이나 기초적인 과학이라면 초등학교 어린이도 흥미롭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와 이론 설명으로 풀어놓아야 한다.
또한 기본 단어와 기초이론의 토대를 잘 만들어 응용되거나 장황하게 길어지더라도 단어의 합성이나 이론의 단순 연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대중화의 기초를 잘 닦아야겠다.

넷째로,
과학문화를 생활 속에 정착하기 위한 환경이 필요하다.
유치원 및 초등학교에서부터 개개인의 과학적 소질과 창의성을 개발하는 노력을 강화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또한 배우거나 알고자 할 때 언제든지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시설 및 기자재를 확충하는 일은 중요하다.
또한 만화, 소설, 영화 및 다큐멘터리, 비디오 등 과학과 관련된 많은 인쇄 및 정보물을 제공하여 일상 속에 늘 있는 대중매체에 의해 어릴 때부터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중사회 속에서도 끊임없이 과학에의 접근도와 친화를 높이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겠다.
이제 21C는 과학의 시대다. 과학의 토대 위에서 산업기술과 문명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인으로 하여금 과학을 소중히 하고 과학을 즐기는 과학자가 속출하는 사회로 만드는 일은, 21C를 맞이하고 21C를 개척해 나감에 있어 절대로 필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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