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회 이상 주기적 환기 필요, 도시 특성상 자연환기는 비현실적
바이러스 공기부유(Airbone) 가능성··· 실내 환기 제도적 변화 시급

코로나19로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바이러스 오염과 확산 방지를 위해 실내환기 중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자연환기 및 기계적 환기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환경일보] 김봉운 기자 = 코로나19는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한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다. 주로 감염자의 비말을 통해 호흡기 눈‧코‧입 등 점막으로 침투해 전염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발생해 3차례에 거쳐 전국으로 크게 확산됐다.

3차 확산 중 지난 1차 대구 2월18일 신천지대구교회의 집단 감염과 2차 서울 용산구 5월6일 클럽에서 감염이 확산하면서 감염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두 차례 모두 실내 다중이용시설의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밀집돼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진 경우다. 이러한 점에서 실내방역에 ‘환기’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이에 대한설비공학회(회장 박진철)는 지난 4일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코로나19 감염방지를 위한 환기방안’을 주제로 온라인 설비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밀폐된 공간에서 환기설비 필요성과 일상생활에서 지킬 수 있는 환기방법 등을 논의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필요

코로나19의 집단발병이 계속되자 정부는 9월30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를 2.5단계로 강화하며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위험 시설까지 운영을 중지하는 3단계는 아니지만 수도권 내 카페‧음식점에서 영업 활동이 제한된다.

이번 조치로 소상공인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의 폐쇄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폐쇄 및 제한 이외에는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내공간에서 유일한 대응책은 ‘환기’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환기는 보통 실내 공기를 창밖 공기와 교환하는 뜻으로 사용된다. 창문이나 환기통을 이용하는 자연환기와 송풍기나 환풍기를 사용하는 기계환기(강제환기)로 나눈다.

박진철 회장 <자료출처=대한설비공학회>

이날 박진철 대한설비공학회 회장(중앙대 교수)은 “다중이용시설인 3밀(밀접‧밀폐‧밀집) 공간에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기계환기설비 강화가 최선”이라며, “시설인원을 정확히 파악해 충분한 환기용량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중이용시설에서 환기설비 기준 설정 방안이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기를 통한 감염전파 차단이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다중이용시설의 법정 환기기준은 법의 테두리 밖에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에도 다중이용시설에서 매일 2회 이상 주기적 환기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도시지역의 특성상 자연환기가 어렵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조치다”라고 지적했다.

비말과 에어본 모두 고려해야

국토부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 오염확산 방지를 위한 공조 및 환기의 설비 관련 제도 정비를 준비 중이다. 

다중이용시설에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 실내 공기오염이 발생하면 오염 공기의 확산으로 집단감염이나 오염물질 노출 등으로 급격한 피해 전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송두삼 교수 <자료출처=대한설비공학회>

송두삼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다중이용시설의 코로나19 감염 사례 및 환기효과’를 주제로, 학교 교실의 창문 개폐 상황에 따른 교실 환기 성능을 분석한 결과를 설명했다.

먼저 송 교수는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러스의 전파 및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는 대면수업과 관련해 기온 상승으로 불가피한 경우 창문을 1/3 개방한 상태에서 에어컨 가동을 권장하고 공기청정기 사용 자제 권고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창문 1/3 개방 의미가 명확하지 않고 외부 풍속이 느린 여름철에는 자연환기를 통한 실내 바이러스 배출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에어본(Airbone)의 감염경로 가능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다중시설의 공조·환기 설비에 대한 현행 규정은 용도별 기계환기설비의 의무설치 최소면적과 최소 환기량만을 명시하고 있어 보다 명확한 지침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윤영경 고려대 의과대 교수는 “비말과 에어본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한 환기시스템 구축이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이행돼 제도적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공기전파 전염병 통제에서 환기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인식 및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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