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총선에 50여명의 과학기술 관련 인물이 출마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 단체와 연구소의 대표, 젊은 과학도 모임 등 과학기술 각계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과학기술인의 국회 진출에 대해 과학기술 각계 주요인사들은 대체적으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인의 진출이 기대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회에 진출하는 과학기술인의 경계를 이공계에 한정시키지 말고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상당한 기대감을 반영한 듯 과학기술인의 국회에 진출한 이후 활동에 대해서 다양한 조언이 쏟아졌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과학기술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김시중 회장은 “정치논리만 국정에 반영된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인이 직접 정치에 참여한다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명희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은 “과학기술인의 국회 진출은 시대적 요청”이라면서 “정책입안에 과학계의 진정한 목소리가 전달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인이 왜 국회에 진출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민구 전국공대학장협의회 회장은 “과학기술인의 국정 진출은 과학기술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정의 합리화와 선진화를 위한 것이다”고 의미를 밝혔다.

과학기술인 입후보자가 아직도 너무 적다는 날카로운 지적도 있었다.
정근모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은 “시대적 요구에 비해 이번 총선에 도전하는 과학기술인 숫자가 적은 것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소수의 과학기술인 후보들이 모두 국회로 진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연구소를 대변하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최재익 부회장은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로 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보다 많은 과학기술인이 국회에 진출해 활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인의 경계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했다.
이조원 테라급나노소자사업단 단장은 “과학기술인을 이공계 전공자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과학을 이해하는 과학 마인드를 갖춘 사람이면 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인이 국회에 진출한 후 벌여야 할 활동에 대한 조언들도 쏟아졌다.
김유승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은 “국가 현안인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과 21세기 기술 강국 실현을 위해 입법 활동을 활발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젊은 과학도의 모임인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의 정우성 운영위원은 “과학기술계 의견을 대표한다는 본연의 역할을 잊지 말고 항상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하성 국회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과학기술인이 국정현장에 참여해 국가 발전전략을 바로 세우고 산적한 과학기술 현안을 생동감 있게 대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과학기술인의 진출이 국회뿐만 정부에서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기준 한국공학한림원 원장은 “21세기는 과학기술이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의 변화를 견인하는 시대”라면서 “입법부뿐만 아니라 행정부터 미래 지향적인 정책을 입안하는데 훨씬 유리한 전문가 집단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 각계 주요인사 인터뷰 전문(가나다 순)

김시중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국민의 과학적 사고 정착, 과학기술 생활화, 과학문화 이해와 창달 등이 이루어져야 선진국으로서의 토대가 튼튼해진다.

이제까지 정치논리만이 국정운영에 반영된 우리나라는 많은 과학기술인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로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또 가속화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런 점에서 진정한 과학기술인의 정계진출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자 한다.

김유승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과학기술은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므로 국가적 위상에 걸맞게 보다 많은 과학기술인들이 국회에 진출해야한다고 본다.
국회가 전문성을 살리고 정책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각계 전문가가 고루 국회에 입성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특히 과학기술계와 사회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안목을 갖춘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국회에 나가 과학기술계를 대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새롭게 구성될 17대 국회에서는 국가 현안 중 하나인 ‘과학기술 중심사회’를 구축하고 21세기 기술 강국 실현을 위한 입법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이기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과거 우리 정치풍토에서는 과학기술 전문지식을 갖추고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국회로 진출한 경우는 극소수였으며, 그들도 붕당 정치권에서 큰일을 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앞으로는 많은 과학기술인이 국회에 진출하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사회 발전과 선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전문가들이 존경받는 환경이 필요하며,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21세기는 과학기술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의 변화를 견인하는 시대이다. 따라서 중요한 입법 활동과 정책적 판단을 해야 할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의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21세기 세계적 흐름인 정보화 사회를 외치면서도 과학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활동에는 외면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기술이 있느냐 없느냐, 전문가가 있느냐 없느냐가 앞으로 선진국과 후진국을 갈라놓을 것이다. 입법부와 행정부도 미래 지향적인 정책을 입안하는데 훨씬 유리한 전문가 집단이 될 수 있도록 변화돼야 한다.

이조원 테라급나노소자사업단 단장

정부의 정책 및 사회경제 활동과 과학기술이 불가분의 관계를 갖게 되면서 과학기술인이 국회에 진출해 행정부를 감시하고 예산을 심의, 확정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과학기술인을 꼭 ‘이공계 전공자’로 못박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과학을 이해하고 ‘과학 마인드’를 갖춘 사람이면 된다.

일례로 우리나라가 21세기 핵심 기술인 나노기술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된 계기도, 이의 필요성을 이해한 전직 이모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하성 국회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치열한 국제경쟁 환경속에서 우리가 경쟁국들을 제쳐내고 앞쪽으로 뛰쳐나가는 길에는 우리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한 과학기술력 향상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본다.

체험적인 식견과 경륜을 지닌 과학기술인의 국회진출 등 국정현장 참여확대를 통해서 국가발전전략을 바로 세우고 산적한 과학기술 현안에 생동감 있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과학기술입국의 성공을 예약하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정근모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과학기술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요 동력이며, 경제성장 역시 과학기술이 밑받침되지 않는다면 허상에 불과하다. 그만큼 과학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제 국민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의 여러 정책을 입법화하는 국회에 과학기술인이 진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으나, 이러한 당위성에 비해 이번 4.15 총선에 도전하는 과학기술인의 숫자가 적은 것은 좀처럼 이해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각 정당의 공천심사 및 비례대표 선출시 과학기술인에 대한 우선 배려가 부족했던 것이 제일 큰 원인이겠지만, 선거까지 불과 며칠 남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그나마 소수의 과학기술인 후보들이라도 모두 국회로 진출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 분들을 통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과학기술진흥을 위한 여러 입법 활동이 진행된다면 그 역시 우리 과학기술을 위한 일보 전진이기 때문이다.

정명희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정치가 아우르는 모든 분야의 정책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국가 발전은 과학정책의 향방에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과학정책의 전문성은 선진정치를 표방할 때에 경시할 수 없는 항목이기도 하다. 우리 과학기술인들이 바라는 바람직한 정치란 적어도 현실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과학정책이 수립되고, 그 정책이 수미일관되게 집행되는 것이다.

과학전문인력이 부족한 정치현실을 고려할 때 이제 국회에 진출하려고 하는 다수의 과학자들의 행보는 그러한 부재현상을 해소하고자 하는 시대적 요청에 따른 것이라 믿고 싶다. 아울러 이들에게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가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정책입안에 우리 과학계의 진정한 목소리가 전해지길 희망한다.

정우성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민의의 전당, 국회에 500만 과학기술인의 대표가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 갈 원동력인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국회에 진출한 과학기술인은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대표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항상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기 바란다.

최재익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로 가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절반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는 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해야 하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름길이 기술혁신을 통한 원천기술 확보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과학기술인이 국회에 진출해 활동함으로써 국가 주요정책의 초점이 과학기술발전에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 박사급 과학기술인력의 약 30%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각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한민구 전국공대학장협의회 회장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과 국제화를 위한 유능한 과학기술자의 국회 진출은 아주 긍적적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과학기술자의 국정 진출은 과학기술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정의 합리화와 선진화를 위한 것으로 이해돼야 한다.

앞으로 과학기술자의 국정 진출이 더욱 확대돼야 할 것이다. <한국공학한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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