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 우리 사회는 물 자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 내용을 보면 녹색댐, 인공댐 그리고 수요관리가 그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물리적으로 물 자원을 최대한 이용하는 길은 내리는 빗물이 국토 안에서 최대한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녹색댐과 인공댐은 빗물이 바다로 빠져 나가기 전까지 이 역할을 직접적으로 담당한다. 물 자원의 양적 확보와 질적 관리는 물의 원천인 산림의 녹색댐 기능 고도 발휘가 기본이며 호소 등에서 물을 가두는 인공 구조물도 필요하다. 요는 그 기능들이 유기적으로 충분히 발휘되고 있는가 하는 점인데, 이와 거리가 먼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면 문제이다.
건설교통부에서는 산림이 녹화된 것을 가지고 마치 산림의 녹색댐 기능이 완성된 것처럼 논리를 전개하는가 하면 인공댐의 기능 및 추가건설의 필요성만을 주장하고 있는데 국가적 물 관리를 생각한다면 이는 큰 잘못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건설교통부에서 발간한 ‘우리의 물 미래의 물’이라는 홍보책자를 보면 산림의 녹색댐 기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녹색댐」.... “(전략) 그러나 산림에 저장된 물은 댐과 같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물량을 공급할 수 없어 수자원 확보의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산림녹화 사업의(‘을’의 잘못 표현인 듯함) 추진해온 결과 단위면적당 입목축적 정도가 거의 한계에 이른 상황이며, 현재는 경제림 조성 목적으로 간벌과 수종개량을 추진하고 있어, 산림에 의한 추가적인 수원함양능력 증대는 어려운 상황이다.(이하 생략)”
또한, 건교부의 사이버 민원실 자료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산지 대부분이 녹화되어 녹색댐의 효과는 이미 달성되었으며 산림에 저장된 물은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물량을 공급할 수 없어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활용할 수 있음”이라고 하고 있다.
물 자원 관리에 있어 산림이 하는 녹색댐 기능과 인공댐이 하는 기능은 일부 중첩되는 부분도 있으나 서로 전혀 다른 영역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물량을 공급할 수 없어.....”라는 점은 녹색댐 기능이 할 수 없는 영역의 기능으로서 맞는 표현이다.
그러나 “산림녹화가 되었고 입목축적도 한계에 달했으니....”하면서 녹색댐 기능을 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우리 산림의 입목축적은 한계에 달한 것이 아니고 70% 이상이 30년생 이하의 청년기로서 왕성한 생장을 하고 있지만 물 자원 함양능력과 입목축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또한 간벌과 수종개량을 하면 홍수조절, 갈수완화 등 녹색댐 기능이 증진된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음에도 이와 같이 표현을 하는 것은 녹색댐 기능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부족과 논리부족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인공댐 집수유역의 대부분은 산림이기 때문에 인공댐의 기능유지는 산림의 녹색댐 기능 발휘에 크게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 녹색댐과 인공댐은 공존·양립해야 하는 존재로서의 인식을 했을 때 효율 높은 물 자원 이용이 가능해 진다고 본다.
그것은 산림의 녹색댐 기능이 높아야 홍수나 갈수의 피해로부터 보다 자유스러워지며 지금보다 댐 규모를 줄여 건설할 수 있고 댐 수명도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용호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수자원연구실장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