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식약청에서는 가짜 해양심층수를 제조·판매한 업체를 무더기로 적발했다. 하지만 적발 후 변한 것은 하나도 없으며 여전히 가짜 해양심층수가 판매되고 버젓이 사이트도 운영되고 있다.


                                            

적발된 대부분의 업체가 수질 검사 등의 위생절차 없이 혼합음료를 제조해 세균수가 기준보다 3.8배~179배 초과검출됐으며 각종 질병과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허위광고하거나 고가(500ml 병당 1,500원~5,000원)에 판매해 왔다.

                                             식약청 식품관리과 박인원 담당자는 “이번에 적발된 제품들은 단순히 지하수에 소금과 식품첨가물 등을 혼합해 각종 질병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과대·광고한 만큼 가짜 해양심층수 제품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한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심층수연구센터 김현주 책임연구원 역시 “이번 적발된 제품에서 염화칼슘, 칼륨이 주로 사용되었고 세균수 역시 많게는 179배 이상 초과된 만큼 계속적인 섭취를 할 경우 몸에 좋을 리가 없다”며 선택에 신중을 기하라고 전했다.

                                             하지만 해양심층수가 몸에 이롭다는 정보만 넘쳐날 뿐 그 어디에도 어떤게 진짜 해양심층수인지 진위여부를 가릴 수 있는 지침을 내놓지 않고 있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된 제품의 경우 각 지역의 인증마크를 확인하면 안전하다지만 진짜 인증마크가 어떤건지 조차 알리지 않고 주의만 당부한다는게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김현주 책임연구원은 “일본 해양심층수가 수입되는 만큼 인증마크를 미리 알리려고도 했으나 그럴 경우 일본 해양심층수를 광고하는 상황이 될 수 있어 더욱 소비를 부추기는 등의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지금도 인증마크 공지 여부를 두고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인증마크도 이미 만들어진 상황이지만 국내에서 해양심층수가 연구·개발중인 상황에서 인증마크만 일찌감치 만든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앞으로도 해양심층수에 대한 수요가 있는 이상, 국내에서 해양심층수가 시판되기까지 수입이 불가피한 만큼 환경부, 식약청,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의 제대로 된 대처가 시급하다.


                                            

외국엔 있다! 우리나라엔 없다?

                                         ‘해양심층수’


                                            

언제부터 새로운 관심거리로 등장한 해양심층수. 시작이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찝을 수는 없지만 어쨌든 최근 웰빙추세와 발맞춰 절정에 다다른 것만은 사실이다. 적어도 ‘가짜 해양심층수가 판친다’는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아직도 조금은 변형된 형태의 해양심층수를 주장하며 활개를 치고 있다. <편집자 주>


                                            

최근 질 좋은 물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바다 깊숙이 흐르는 해양 심층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물 부족국가인 우리나라도 동해에서 해양 심층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2005년까지 수 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실행중에 있다.

                                             국내에서도 해양심층수가 한병에 많게는 1만 5천원으로 고가에 판매되며 물시장에서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올바른 해양심층수에 대한 고지가 없어 계속 혼잡을 빚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시판되는 해양심층수는 없지만 모든 심층수가 허위는 아니며 일본 등 일부 나라에서 수입된 제품의 경우 각지의 심층수취기관이 인증마크를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가 말하는 피해를 줄이는 요령이다.

하지만 심층수 특유의 미량원소나 물의 변질에 의해 효과가 생겨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만큼 상품을 선택할 때 신중을 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해양심층수’

신비의 만병통치약인가

                                            

해양심층수란 햇빛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이상의 깊은 곳에 있는 바닷물로 2~6도의 저온 상태를 유지하고 유기물이나 병원균 등이 거의 없을뿐만 아니라 해양식물의 생장에 필수적인 영양염류를 다량 포함하고 있어 신비의 물로 불린다.

또한 해류를 따라 인도양과 태평양을 돌다가 2,000년 만에 바다표층으로 상승한 뒤 다시 냉각돼 하강하는 해양 대순환을 하면서 오랫동안 대기와 접촉하지 않아 세균이 거의 없다.

깊은 바닷속에서는 영양 물질을 소비하는 식물 플랑크톤이 없기 때문에 박테리아 등에 분해된 질소, 인, 규산 등의 무기물도 풍부하다.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심층수연구센터 김현주 책임연구사는 “아주 오래 전에 만들어진 해양 심층수는 각종 미네랄과 함께 항산화(抗酸化) 물질도 포함하고 있고 그 속에 녹아 있는 금속 이온들의 작용으로 활성산소(活性酸素)를 제거하는 효능도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해양심층수는 식품, 음료, 건강, 의료, 미용, 수산업, 농업,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현재 15곳~20곳

                                         추가증설 예정

                                        

                                             일본 해양심층수의 역사는 ‘76년도부터 시작됐다. 일본 해양과학기술센터 나카시마 토시미츠 박사는 “2004년 현재 2곳에서 건설중이며 이미 13곳에서 취수시설이 정비되어 각각 지역특성에 맞춘 이용 및 활용이 진행되고 있다”며 아직도 실용화 연구 단계로의 과도기에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또한 “실제 병원이나 연구소 등에서 실험결과 생체기능을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나와 일본 등에서는 저온의 심층수를 음료수로 시판하고 있으며 간장, 청주, 과자, 소금 제조에도 널리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1985년 과학기술청 주관으로 해양 심층수 연구를 시작해 1994년 고치(高知)현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해 현재 고치현을 비롯해 토야마(富山), 오키나와(沖繩) 등 3개 현에서 취수 시설을 가동 중이며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연간 2조원(2001년 기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일본에서는 일찍이 해양심층수를 개발해 높은 수익을 얻고 있지만 해양심층수를 가장 먼저 개발한 나라는 일본이 아니라 미국이다. 1974년 설립된 하와이자연에너지연구소에서 해양 심층수를 끌어 올려 농업, 양식 어업에 이용하기 시작한 게 시초이다.

미국에서는 시금치같이 차가운 기후에서 자라는 채소를 재배하기 위해 밭 밑에 파이프를 매설하고 그 안에 차가운 해양 심층수를 통과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하와이주 역시 이 방법으로 연간 3,000만~4,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현재 하와이자연에너지연구소를 중심으로 심층수를 활용하는 벤처 단지까지 만든 상태다.

또한 미국은 알레스카 슈워드, 하와이 섬 등에 해양심층수 개발시설을 갖추고 운영하고 있으며 심층수를 취수해 냉방, 대체에너지, 제염, 담수생산, 의약품 생산, 수산 및 농업분야 등에 폭 넓게 적용하고 있다.


                                            

동해·강원·경북등

                                         투자 연구활발

                                            

                                             우리나라도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연구원 주관으로 2005년까지 530억원을 투입해 강원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 앞바다에 3㎞에 달하는 대형 파이프 라인을 설치, 해양 심층수를 퍼올릴 계획이며 시행중이다.

                                             이번 사업을 주관하는 김현주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정부와 지자체에서 전액 지원해 시설을 만드는 등 심층수 개발에 열을 올려 일찍이 해양심층수를 제품화 하는데 성공한 반면 우리나라는 심층수 개발이 경제적 이점이 적다는 이유로 미뤄오다가 지난 2000년에서야 국고지원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2010년까지 심층수 개발에서 실증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연구팀은 동해 심층수를 개발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생물의 변화에 대한 조사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올해나 내년 안으로 심층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세제, 입욕제, 술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게 응용하기 위한 연구단계에 있다.

                                             강원도립대학 해양생물자원개발과 김병기 교수는 “국내 해양심층수는 강원도 동해 북부역에 집중적으로 발달해 있으며 해안선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수심 200m 깊은 바다가 존재하여 산업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동해에도 무한한 해양심층수가 부존해 있지만 비용적인 측면, 즉 개발을 통한 편익이 이용을 위한 편익보다 크지 않으면 안 되므로 계속적인 활용이 필요하다는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지난 2000년부터 해양수산부가 해양수자원으로써 해양심층수를 개발?이용?관리해 오고 있으며 ‘해양심층수의 다목적 개발’을 위한 육상형 시범개발 실증단지를 강원도 북부해역에 조성해 이를 토대로 시범개발하고 성과를 확산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관련 법적 체제마련이 시급

                                            

                                             하지만 이상의 계획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우선 정책?법적인 체제가 잡혀 있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하나같은 지적이다. 식약청 식품관리과 박인원 담당자는 이번 가짜 해양심층수 제조업체 적발에 대해서 “국민의 알권리 측면에서 보도했을뿐 관련법을 강화하는 등의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아직까지는 없다. 수입되는 해양심층수도 검역과정에서는 안전성에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국내 업체에 의해 과대광고가 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제조하는 제품은 비위생적으로 제조되고 있어 안전성이 배제됐다고 할 수 있다”며 “국내 해양심층수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규정이 명시되지 않은 것 또한 개선해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약 10여 년 전부터 해양심층수를 취수하여 이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수출 등 심층수를 이용한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는 상황인 반면 우리나라는 민간차원의 개발이나 연구도 중요하지만 정부차원의 대체자원 개발과 연구가 시급한 실정이다.

                                             박인원 담당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심층수에 대한 관련법규나 근거가 없고, 특히 심층수에 대한 연구가 초기 단계로 명확한 심층수에 대한 기준이나 정의가 내려져있지 않아 대부분 일본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최근 들어 일본에서 생산되는 해양심층수 관련 제품의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는만큼 대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심층수개발과 연구에 많은 관심이 더욱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공식적으로 해양심층수가 생산되지 않으므로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음료 등 제품화도 되지 않고 있다.

                                             현재 인터넷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대부분 일본과 하와이 등지에서 수입된 제품들뿐이다.

                                             현재는 그 소비량이 미비하지만 심층수에 대한 인식, 특히 건강에 관한 인식이 새로워지면서 그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주)대한심층수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사항은 단순히 과대광고를 했기 때문이며 제품의 유효성에는 이상없다”며 “국내법에는 이러한 물은 해수 또는 지하수로만 간주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 개발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이 따르고 있으며 업체에도 제한이 많이 따르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해양수산부가 추진 중인 강원도 고성군의 심층수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한다 하더라도 제품이 시판되어 수입대체 효과를 나타내기에는 현실적으로 개발 후 약 5년 이상이 지난 후 가능할 것으로 당분간 수입 증가 추세는 계속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국산 해양심층수는 없다!

                                            

                                             일본의 경우 이미 전 산업분야에 심층수를 이용하고 있고, 또한 이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2000년도 이후 급속한 매출신장과 심층수 시장 확대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알래스카주 슈워드, 하와이 섬 등에 해양심층수 개발 시설을 갖추고 운영하고 있으며, 심층수를 취수해 냉방 및 대체에너지를 병용한 제염, 담수생산, 의약품 생산, 수산 및 농업분야 등에 적용하여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사정은 다르다. 아직까지도 계속 개발중에 있으며 그 어떤 시판계획에 대한 언급조차 섣불리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국내에서 심층수 음용에 심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해양심층수가 국내에서는 연구초반 단계인 만큼 일반인들이 마시는 진짜 해양심층수는 100% 수입품일 수 밖에 없으며 판매되는게 국산이라면 가짜 또는 혼합첨가물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굳이 해양심층수 제품을 이용하고 싶다면 보다 현명하고 깐깐한 선택을 하는 게 최선이 방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뚜렷이 선별할 수 있는 기준제시도 안 된 상황이다.


                                                                                          

글 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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