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 재배, 집중호우와 강풍으로부터 토양 유실 막아줘

직물을 수확 후 호밀을 재배하고 있는 밭<사진제공=농촌진흥청>

[환경일보] 이보해 기자 =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고랭지 경사 밭의 작물 수확이 끝난 뒤 호밀을 재배해 토양을 보호하고 유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한 고랭지 감자, 배추 등 여름작물 재배지는 대부분 경사 밭으로 수확이 끝난 9월부터 늦게는 이듬해 6월까지 흙이 드러난 상태로 방치된다.

태풍에 의한 집중호우가 발생하거나 이른 봄에 눈과 얼음이 녹으면, 비옥한 흙과 각종 영양분이 유실될 위험이 매우 높다.

해마다 반복되는 토양 유실로 땅 표면의 잔돌과 자갈 함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1975년과 비교해 현재는 토양의 깊이가 최대 130cm까지 줄어든 상태다.

또한, 토양유기물 등 영양물질들이 흙과 함께 쓸려나가 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힘이 매우 약해진 상태인데, 이를 보충하기 위한 잦은 새흙넣기(객토)와 화학비료 등의 농자재 사용이 늘면서 농가경영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겨울철 온도가 매우 낮은 고랭지에서는 여름작물 재배가 끝난 뒤 추위를 잘 견디는 호밀을 파종(씨뿌림)하는 것이 좋다.

호밀을 1헥타르(ha, 10,000m2) 기준 150~200kg 내외로 10월 상순 이전까지 파종하면, 토양 유실을 1/10 이하로 줄일 수 있다.

호밀은 토양의 쓰고 남은 영양분을 흡수하는 효과가 높으며, 영하 30도(℃)에서도 얼어 죽지 않아 겨울이 춥고 긴 고랭지에서 겨우살이(월동)가 잘된다.

겨우살이 뒤 초기 생육이 좋아 봄철 토양 보전 효과가 뛰어나며, 수확 후에는 풋거름이나 사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 김경호 소장은 “수확이 끝난 고랭지 경사 밭에 호밀을 재배해 집중강우, 봄철 눈 녹음, 강풍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토양 유실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라며, “지속가능한 고랭지 농업을 위해 토양 보전에 힘쓰고 약화된 토양의 힘을 회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농업 현장에 적용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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