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2일 신의주 부근 평안북도 룡천 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사고가 어느 정도 수습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사고 결과 발생한 수천명의 사상자와 수천가옥의 피해, 이재민 등의 모습에 우리 국민들과 전세계 많은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불바다가 된 현장과 산산 조각난 철도파편, 거대한 웅덩이, 휘어버린 철길, 전도된 전신주, 특히 어린 초등학생들이 고통과 두려움으로 울부짖는 모습, 아이들의 시신과 여기 저기 널려있는 가방을 담은 화면은 우리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줬다.
당시 북한 당국은 대형 사고내용을 신속히 발표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절실히 요청했으며, 우리나라와 중국,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들은 사고수습과 복구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고 있다.
우선, 당정은 협의를 갖고 실질적이고 신속한 대북지원에 노력하고 있다. 시멘트 5만톤, 불도저와 굴삭기 각 10대, 디젤유 500톤, 철근 1천톤, 책걸상 1천500개, 식량 1만톤 등 북측이 요청한 품목과 수량은 대부분 수용되고 있다.
종교계, 재계, 문화계, 의료계 등 국내 각계각층에서는 매일같이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돕기위해 모금하고 있고, 국민들 개개인은 언론사 등을 통해 성금을 전달하며 피해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삼성, LG, 현대차, SK 등 4대그룹이 75억원을 기탁하기로 함에 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 등 재계 전체에서도 120억원 이상의 성금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뉴욕의 한인사회도 이번 폭발사고 피해자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뉴욕 한인회는 5월말까지 계속 모금활동을 계속하고, 모인 성금은 국제 적십자사를 통해 피해지역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는 뜨거운 동포애와 휴머니즘은 전세계 곳곳 우리 민족의 가슴 깊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온 국민이 한마음 되어 이처럼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지금까지 정치이념을 기저에 두고 남과 북을 논하던 경우와 달리 사고에 의한 민간인들의 참사에 대한 순수한 동포애의 발로라 하겠다. 또한 피해자의 상당수가 순진무구한 어린 학생들이었다는 사실도 우리 감성을 더욱 자극했다.
이런 민족적 염원의 결과였을까. 사고발생 나흘 만에 구조작업이 진행되던 건물잔해 속에 갇혀있던 어린이 한 명이 극적으로 구조돼 또한번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
비록 이번 룡천사고가 커다란 참사였지만, 사고수습을 위해 우리 대한민국 정, 관, 민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애쓰는 과정에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계기가 마련되기를 온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아니 믿고 있다.
룡천에, 북한에 민족의 ‘희망과 사랑’을 주자.
아무 단서나 조건 없이, 그저 돕자.

편집국장 김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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