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수자원공사 댐 사전방류 실패, 환경부 소극행정 일관”

[환경일보] 올해 8월 초 섬진강댐, 용담댐, 합천댐 하류의 홍수피해에 대한 원인과 대책에 대한 논의가 분분한 가운데, 국회에서 당시 홍수피해가 총체적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수진 의원은 “수자원공사는 댐 사전방류에 실패했고, 환경부의 홍수통제소는 댐 사전 방류에 대한 명령권 행사조차 없이 소극행정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현행 댐운영 규정에는 “홍수기에는 홍수조절이 다른 용도에 우선하며, 홍수기 중에는 댐의 홍수조절용량을 최대한 활용해 홍수조절을 시행하며 댐수위를 홍수기 제한 수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들 3개 댐은 충분한 사전 방류를 하지 않아서 홍수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용담댐의 경우 홍수기제한수위의 저수율인 85%를 7월13일 이미 한차례 넘긴 상태였다. 하지만 사전방류를 충분히 하지 않은 상태로 높은 수위를 7월 말까지 유지했다.

특히 7월30일부터는 유입량이 많아서 댐수위가 홍수기제한수위를 넘어 계속 올라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7월31일에는 오히려 방류량을 줄였다.

<자료제공=이수진 의원실>

8월7일에는 용담댐 상류지역인 무주, 진안 등에서 호우특보가 계속 발령되고 댐의 유입량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8일 댐 수위가 계획 홍수기에 이를 때까지 방류량을 소폭으로만 단계적으로 늘렸다가 댐 수위가 계획홍수위에 다다르자 초당 방류량을 2913 까지 급격히 늘렸다. 이로 인해 하류의 홍수피해가 크게 발생했다는 게 이수진 의원의 주장이다.

섬진강댐과 합천댐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3개댐의 댐관리제원에 따르면 홍수기제한 수위 저수율은 섬진강댐이 90%, 용담댐이 85%, 합천댐이 92%다.

3개 댐 모두 사전방류를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가, 8일 집중호우로 계획홍수위 수위에 다다르자 수문을 전면 개방해 8일에서 12일까지 섬진강댐은 저수율 기준 22.3%, 용담댐 32.6%, 합천댐 8.5%에 해당하는 물을 하류로 전면 방류하게 된다.

<자료제공=이수진 의원실>

이 의원은 “댐관리 규정상 홍수기에 홍수조절을 우선해 사전방류를 통해 홍수기제한수위 이하로 수위를 유지해 홍수조절능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지만, 3개댐은 사전방류를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가 수위가 계획홍수위에 다다르자 수문을 전면 개방하는 방식으로 하류의 홍수피해를 키웠다. 댐관리규정의 원칙을 지키지 못한 부실한 댐운영이 홍수피해의 1차적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더 큰 문제로 환경부 소속 기관인 홍수통제소의 역할을 지적했다. 홍수통제소는 홍수 및 갈수(가뭄)의 통제 및 관리와 예보, 댐의 조작 관리를 사무로 한다.

현행 하천법(41조)에는 “환경부장관은 홍수로 인한 재해의 발생을 방지하거나 줄이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때에는 그 수계에 관한 하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댐 등의 설치자 또는 관리자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즉, 환경부장관(홍수통제소장)은 댐관리자에게 홍수피해 예방을 위해 댐 사전 방류를 명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홍수피해 과정에서 환경부 소속 각 홍수통제소는 댐관리지사의 방류신청에 대해 승인하는 역할을 했을 뿐 적극적인 사전방류 지시가 없었다는 게 이수진 의원의 주장이다. 홍수통제소가 실질적인 홍수통제의 역할이 아닌, ‘댐방류승인소’의 역할만 했다는 것이다.

<자료제공=이수진 의원실>

이 의원은 “홍수통제소의 소극행정으로 댐의 사전 방류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나 지시가 없었던 것이 이번 홍수피해의 또 다른 원인”이라며 “이번 홍수피해는 면피성 행정이 낳은 전형적인 인재(人災)에 해당한다. 환경부가 홍수통제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심도 있게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장철민 의원도 “예년에 비해 높았던 저수율이 용담댐 하류 지역의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용담댐은 전라북도 진안군에 자리한 다목적댐으로 금강 중하류 지역의 홍수를 대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난 1~8일 용담댐 방류량이 급증하면서 충북 영동, 옥천, 충남 금산, 전북 무주 지역이 주택 및 토지 침수 등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장 의원은 “국가수자원관리종합정보시스템(WAMIS)의 용담댐 저수율을 분석한 결과, 집중호우가 있기 직전인 7월 평균 저수율이 2001년 이후 20년 내 최고를 기록했다”며 “기존 수준의 저수율을 유지했다면 집중호우에도 홍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용담댐의 올해 7월 평균 저수율은 80.91%로 2001년 이후 7월 기준으로는 최고 수준이다. 이는 작년 7월 평균 저수율 69%에 비하면 10%p 이상 높은 수준이고, 2018년 7월과 비교하면 20%p 이상 높다.

<자료제공=장철민 의원실>

연평균 저수율과 비교해보면 2001년 이후 작년까지 연 평균 저수율은 50.2%에 불과한데, 8월 기준 올해 평균 저수율은 82.67%에 이른다.

댐 운용에 있어 예년에 비해 많은 저수량을 유지하고 있어, 8월 집중호우 시 더 많은 물을 하류로 내려 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이번 홍수피해 조사의 핵심은 댐방류의 적정성이다. 댐방류는 강우량, 제방 등의 조건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피해가 발생했을 때 방류수가 해당 지역에 도달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며 “댐방류 적정성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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