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자초한 지구 가열로 지구상 산호 50% 소멸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산호는 수많은 폴립으로 구성된 동물이다. 산호 한 개체는 수천 개의 미세한 폴립으로 구성된다.

[그린기자단=환경일보] 권수려 학생기자 = 바다는 오랫동안 우리에게 풍부한 식량을 제공했다. 동물성 단백질 1/5이 해양생물에서 나올 만큼, 해양생물은 인간의 영양분 섭취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하지만 현재 기후위기로 인해 해양생물종 25%의 서식지인 ‘바다 열대우림’ 산호초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 지구 가열이 해양생물 터전을 빼앗고 인류를 위협해오고 있다.

바다의 0.2% 면적으로 해양생물 종 25%의 보금자리를 형성해주는 산호초

바다 밑에는 아름답고 형형색색의 산호가 있다. 산호는 수많은 폴립으로 구성된 동물이다. 산호 한 개체는 수천 개의 미세한 폴립으로 구성된다. 합치면 수 백 만개의 폴립이 한 개체에 있다.

산호가 공생조류에게 서식지를 제공해주고 공생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만든 양분을 산호에 제공해준다. 이렇게 산호에 축적된 양분은 산호에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먹이가 되어주며, 산호초를 기반으로 풍요한 해양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건강한 산호초는 해양의 생물다양성을 보호해주며 인간에게 도움을 준다. 1/4의 해양생물은 산호초에 의지하며, 약 5억~10억 명의 사람들에게 식량과 소득의 원천이 되고 있다.

또한 인간을 치료하기 위한 많은 신약이 산호초에서 나온다. 산호에서 추출한 프로스타글란딘과 브리오스태틴은 암을 퇴치하기 위한 약재로 연구됐다. 뿐만 아니라 산호는 파도 에너지의 95%를 감소시키는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해 폭풍과 해일과 같은 재난 피해로부터 인간을 보호해준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22만 명 이상 사망자를 냈던 진모 9.1 지진 해일에도 몰디브는 타 지역에 비해 피해를 적게 입었다. 잘 보존된 산호초가 지진 해일을 막아줬기 때문이다. 산호초의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산호초는 인간의 삶 전반에 걸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지구상의 산호는 최근 30년 동안 인간의 활동으로 50%가 소멸했다. 햇빛·수온·산성도 등 환경 조건만 갖춰지면 수백 년을 살아갈 수 있는 산호가 죽고 있는 것은 무분별한 온실가스 등 인간의 이기심이 초래한 기후위기 때문이다.

산호초 백화현상으로 산호에 살고 있는 1500여 종 생물들도 위기 직면

지구 가열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은 백화현상을 초래해 해양생물들의 서식지인 산호초를 파괴했다. 백화현상은 산호 내부에 서식하는 공생조류들이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인해 외부로 빠져나가면서 산호의 색이 하얗게 변해버리는 것이다.

공생조류가 외부로 유출되는 일회적인 과정이 백화현상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 산호는 햇빛·수온·산성도 등 좋은 조건이 유지된다면 공생조류와 다시 공생하여 색을 되찾을 수 있다.

하지만, 높은 해수온도로 인해 백화현상이 계속 진행된다면, 결국 산호는 죽게 된다. 산호초의 대규모 백화현상이 최초로 발생한 시기는 1980년대 초이다. 1997년, 1998년에 최초의 전 지구적 백화현상이 발생했으며, 수많은 산호가 죽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 지대인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최근 5년간 2016년, 2017년, 올해까지 총 세 번의 백화현상으로 2/3가 파괴됐다.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1℃ 높아졌다. 유엔은 온도가 1.5℃ 상승하면, 세계 산호의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2℃ 상승 시 산호초의 99%가 사라진다. 현재 바다는 인간이 배출하는 탄소량의 1/4 이상을 흡수하며, 지난 50년 동안 지구가열이 초래한 초과열의 90%를 흡수해왔다.

석유, 가스, 석탄 같은 화석 연료를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대기층으로 올라간다. 이산화탄소는 열을 가두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대기층에 갇힌 열 93%가 바다로 간다. 바다가 열을 흡수하지 않으면 지구의 평균 표면 온도는 50도가 된다.

오베 호에그-굴드버그 산호초 생물학자는 “지금과 같은 속도로 열대 바다의 수온이 계속 상승한다면, 산호초는 세계적인 기후위기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산호가 백화돼 죽으면 산호에 살고 있는 1500여종의 생물들도 사라질 것이다. 거대한 해양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산호의 위기는 해양생물 25%에게 전가되며, 해양생태계 전체가 종을 넘어 유기 생명체 전체가 멸종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해양보호구역 지정·신재생에너지 대체로 산호초 보호해야

오션 에이전시 설립자 리처드 베버스는 “바다의 해수온도가 1-2도 변하는 것은 인간의 체온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한다. 바다에겐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즉, 산호의 백화현상은 스트레스 반응으로, 사람이 고열에 시달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중한 사람이 아프다면, 우리는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하고, 지구가열의 주범인 화석 연료를 지속가능한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함으로써 아픈 바다를 지켜낼 수 있다. 해양생태계와 육상 생태계를 지켜주는 소중한 산호를 기후위기로부터 더 늦기 전에 지켜줘야 한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