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금류를 지키기 위해서는 생태계와 환경을 전체적으로 보호해야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우리에게 친근한 맹금류인 천연기념물 제323-8호, 황조롱이 수컷 <사진제공 = 이동윤 학생기자>

[그린기자단=환경일보] 이동윤 학생기자= 상반기가 되면 이따금 황조롱이의 아파트 베란다 번식 소식과 다쳐서 구조되는 황조롱이의 소식이 들려온다. 도심 속 황조롱이와 우리, 더 나아가서는 맹금류와 우리는 어떤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할지 이제는 생각해야 할 때가 다가왔다.

우리 삶 속에 함께 걸어온 맹금류

맹금류는 예로부터 용맹하고 강인한 동물로 여겨졌고, 우리나라 정서 곳곳에 함께하고 있다. 한국 해군에는 참수리라고 불리는 고속정이 있고, 육군에는 독수리 부대가 있다.

또한, 과거부터 매사냥을 한 우리나라는 유네스코에 당당히 그 유산이 남아있다. 그중 우리가 아는 보라매는 참매의 1년생으로 매사냥에서 가장 선호되는 맹금류이며, 가장 빠른 새로 알려진 송골매는 매의 다른 이름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 두 새가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매는 매과에 속하고 참매는 새매와 개구리매 등과 함께 수리과로 분류된다.

여름 철새로 알려진 멸종위기 Ⅱ급 새호리기 <사진제공 = 이동윤 학생기자>

주행성 맹금류, 매목 수리과 그리고 매과

연구자마다 차이가 있지만, 국내 도래하는 수리과 맹금류는 27종이며 물수리를 물수리과가 아닌 수리과에 포함하면 28종이 된다.

여기에는 우리가 잘 아는 독수리, 솔개, 검독수리, 참수리, 말똥가리, 조롱이 등과 앞서 소개한 참매가 해당된다. 국내 도래하는 매과 맹금류는 총 7종으로 매, 헨다손매, 흰매, 새호리기, 황조롱이, 비둘기조롱이 그리고 쇠황조롱이가 해당된다.

이 두 분류군을 야외에서 동정할 때 쉬운 방법은 비행할 때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다. 수리과는 매과와 달리 폭이 넓고 끝이 갈라진 날개와 부채꼴 모양의 꼬리를 지니고 있고, 매과는 길고 뾰족한 날개와 비교적 긴 꼬리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또한, 매과 조류의 얼굴을 살펴보면 눈 밑으로 내려오는 무늬가 인상적이다.

야행성 맹금류, 올빼미목 올빼미과 그리고 가면올빼미과

국내 올빼미류 조류는 올빼미과 11종, 가면올빼미과 1종이 있다. 부엉이로 이름이 붙은 조류(수리부엉이, 칡부엉이 등)도 올빼미과에 해당된다.

대부분 부엉이는 귀 깃이 있지만 솔부엉이는 귀깃이 없고, 소쩍새와 큰소쩍새는 모두 귀 깃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초저녁부터 동틀 무렵까지 활발하게 활동한다.

국내 올빼미과 조류 중 가장 큰 밤의 제왕, 멸종위기 Ⅱ급 수리부엉이 <사진제공 = 이동윤 학생기자>

맹금류 보존과 맹금류 서식지 보전의 중요성

맹금류는 최상위 포식자로 구분되고, 이들은 먹이사슬의 최고점에 위치한다. 생태계에서 이들의 중요성은 대부분 핵심종(Keystone species)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핵심종은 해당 지역의 생태계 건강 지수 등을 대표하는 생물을 지칭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작년에 보고된 국내 연구결과에 의하면 황조롱이의 먹이 자원인 설치류로 인해 도시 중심지보다 인가와 농경지 등에 더 많이 분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2015년도 맹금류 종 분포 모형 연구에 의하면 참매는 산림 환경을 선호하며 수리부엉이는 개활지를 선호하는 경향으로 나타났다. 이는 먹이 자원을 포함하여 전반적인 환경까지 선호하는 맹금류들이 해당 지역들의 환경 또는 생태계의 양상을 표현하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만약 생태계의 먹이사슬 속에서 하나의 연결고리가 끊긴다면 핵심종인 상위 포식자들은 타격을 다른 종에 비해 심하게 받게 된다. 우리나라의 맹금류를 살펴보면 42종 가운데 21종이 멸종위기종이다(멸종위기 Ⅰ급: 수리과 3종, 매과 1종; 멸종위기 Ⅱ급 : 수리과 13종, 매과 1종, 올빼미과 3종).

즉, 국내 맹금류 종의 절반이 이미 멸종의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생태계 전체를 아울러서 보전해야 하며, 그렇기에 안타깝게도 최상위 포식자를 위해 서식지를 보전이 타 종에 비해 어려운 실정이다.

맹금류, 이제는 화면 속이 아니라 밖에 나가서 직접 눈으로 보길 바란다. 그들이 이 한반도의 생태계를 대표하고, 이들과 공존하는 삶이 우리가 생태계와 함께 걸어가는 길이다.

겨울철 도심 외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똥가리 <사진제공 = 이동윤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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