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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몰카 범죄’ 솜방망이 처벌자사 직원 피해 없고, 개인적 일탈이라는 이유로 1개월 정직 처분

[환경일보]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이 내부 신고로 불법촬영 범죄를 파악하고도 ‘자사 직원은 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촬영 당사자에 대해 정직 1개월의 솜방망이 처벌을 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은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한전이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피해구제보다 피해당사자가 자사 직원이 아니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제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 7월 내부 익명신고채널을 통해 공익신고를 접수한 한전은 문제의 A직원의 컴퓨터 클라우드에서 이른바 ‘몰카’ 동영상 및 사진 파일 154개를 발견했다.

A직원은 2018년 3월20일부터 입사 후인 그해 7월29일까지 식당을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의 신체부위를 촬영한 불법촬영물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전 측은 신고가 접수된 지 3개월이 지나서야 관련 내용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징계위원회는 그로부터 3개월이 더 지난 2019년 2월에야 비로소 열렸다.

실제 조사에 걸린 기간은 8일에 불과했으며, 별다른 이유 없이 6개월을 허비한 결과 한전이 내린 몰카 범죄에 대한 대가는 정직 1개월이었다. 당시 징계위원 6명 중에 여성은 0명이다.

한전 측은 당초 동영상의 개수가 많아 수사기관에 고발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단 촬영행위는 회사의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인 일탈 행위라고 판단할 수 있는 점 ▷회사 및 직원에 대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은 점 ▷조사에 착수하기 이전에 본인의 행위를 후회해 스스로 무단 촬영 행위를 멈췄고, 착수 이후에는 모든 파일을 삭제 조치한 점 등을 이유로 고발이 아닌 정직1개월의 솜방망이 처벌로 마무리 했다. 이어 평소 성실한 근무태도 등을 감안해 실명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 따르면 이 같은 불법촬영 범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불법촬영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처벌도 강화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몰카를 찍은 한 국립대 교수가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대학으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한 바 있으며, 모 방송국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한 개그맨이 징역 5년을 구형받기도 했다.

이 의원은 “N번방 사태 등으로 불법촬영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고, 한 개인의 인격을 말살하는 중대한 범죄로서 법과 절차에 따라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한전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자사 직원의 불법촬영 범죄를 눈감은 것은 시대변화에 뒤쳐졌을 뿐 아니라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제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시 징계위원회에 여성이 한명도 없었던 점도 문제다. 최소한 성범죄에 대해서만큼은 징계위 성별 구성에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출 필요가 있다”며 “불법촬영 뿐 아니라 성희롱과 성추행 등 성범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한전 조직 전체적으로 성인지 교육을 강화하고 관련 처벌 규정을 정비하는 등 강력한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 기자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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