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3일 장기예보 '8월 강우량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다' 전망한 기상청, 실제와 달라

[환경일보] 기상청의 부정확한 강수예보가 홍수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12일 열린 기상청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실제로 7월23일 기상청의 장기예보는 8월 강우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다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매월 23~23일 즈음 다음 3개월의 강우량에 대한 장기예보를 한다. 하지만 이번 홍수기(6월21일~8월 말)에 대한 장기예보 중 7~8월에 대한 장기예보는 대부분 실제와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기상청의 장기예보가 실제와 달라서 올해 8월 초 발생한 홍수피해의 한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수진 의원이 기상청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은 5‧6‧7월 발표한 장기예보에서 7월과 8월의 강우량에 대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이라 예보했다.

특히 7월22일 발표한 장기예보에도 바로 다음 달인 8월에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은 양의 강우량을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강수량은 7월 420.7㎜(평년 240.4~295.9㎜), 8월 401.6㎜(평년 220.1~322.5㎜)로 평년보다 훨씬 많았다.

기상청의 3개월 장기예보와 실제 강우량 비교 <자료제공=이수진 의원실>

댐관리운영계획에 반영 안 해

댐 관리에 있어서 장기예보는 월별 댐운영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이수진 의원은 “결국 기상청의 부정확한 장기예보가 8월 8~9일의 용담댐, 섬진강댐, 합천댐의 대량 방수로 인한 홍수피해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부정확한 기상청의 예보 자료조차 댐운영계획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매월 말 다음 달 댐운영계획을 수립한다. 이 댐운영계획은 다음 달의 강수유입예상량을 고려해 방수량을 결정하는 기본 계획으로서 홍수피해 예방을 위한 중요한 계획이다.

하지만 6월24일 수립한 7월 댐운영계획에 반영한 기상청 자료는 5월22일 발표된 한 달 전 자료이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지는 자료였다.

결정적으로 7월27일 수립한 8월 댐운영계획에는 또 기상청 6월23일 발표 자료를 참고했다. 당시에는 이미 7월22일 발표한 기상청 8월 장기예보 자료가 있었지만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 개의 기상청 장기예보 모두 8월 강우량을 실제보다 적게 예측했다.

기상청은 7월30일에야 8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이라고 예보를 수정하게 된다. 아울러 이 예보는 8월 댐운영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상황은 기상청과 홍수통제소, 수자원공사의 협업체제 자체가 부재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다. 이번 수해를 인재(人災)라고 일컫는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9월16일 기상청과 홍수통제소, 한국수자원공사가 함께 모여 홍수기 때의 홍수예방을 위한 협업체제 강화를 위한 협의를 뒤늦게 시작했다.

이 의원은 “모두 환경부 소속인 공공기관들이 앞으로 더 밀접한 협업체제를 구축해야 하고, 특히 이 과정에서 환경부의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안호영 의원도 “올해 들어 기후변화에 의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져 장마 기간 중 농업, 산업, 국가기반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재산손실 및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데 기상예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의원은 “기상청은 집중호우 많은 7, 8월 기상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원인을 파악하고 기상예보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종석 기상청장은 “기상청 자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댐운영에 대한 기상청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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