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한 날에는 잠도 못 잔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도한 업무로 기피직 전락

[환경일보] 기상청이 관측·수치예보모델에만 급급해 예보관 충원 대책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12일 열린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기상청 예보관들은 연평균 2190시간을 근무해 일반 근무에 비해 10% 더 일하면서도 예보가 빗나갈 때마다 비난을 받으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10일 기상청(본청)을 방문해 기상청 예보 시스템과 예보관의 업무현황을 파악하고 올해 기록적인 폭우 현상 등 기후재난을 대비하기 위한 기상청의 예보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석 기상청장이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공동취재단>

기상청이 강은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상 예보 정확도는 관측자료, 수치예보모델, 예보관 역량에 따라 결정되므로 정확한 예보를 생산하기 위한 시스템과 실제 업무 수행하는 예보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상청은 관측, 수치예보모델 개선 노력에 비해 실제 기상예보를 책임지는 예보관의 충원에 뒷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은미 의원이 기상청의 예보관 구성 및 근무형태를 확인한 결과 기상청 예보관은 연간평균 근무시간은 2190시간으로 일반근무(1984시간)에 비해 110%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업예보관 근무표(예시) <자료제공=강은미 의원실>

기상청이 제출한 현업예보관 근무표를 확인한 결과 본청 기준 4개팀으로 1개팀 7명으로 구성돼 1일 2교대 16일 주기로 교대 근무가 이뤄지고 있었다. 본청과 지방청을 합쳐 전체 예보인력은 1개조 32인으로 구성된다.

현재 기상청 예보관의 평균 재직기간은 23년 4개월이며 기상청 예보관(본청, 지방청 포함) 전체 52명 가운데 50대 이상이 52%인(30명)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예보관들은 “예보를 한 날에는 퇴근해도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인원이 부족해 잘못된 예보를 재분석을 할 수 없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 교육 등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등의 문제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보관 업무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아 직원들이 예보 현업을 기피하고 있다. 예보관 인원 가운데 20대는 단 한 명에 불과하다.

재직 기간별(왼쪽) 및 연령별 인원 구성 <자료제공=강은미 의원실>

해외의 경우 일본은 5개팀으로 팀당 주간 13명, 야간 11명이 1일 2교대로 근무하고, 호주는 5개팀이 팀당 10명씩 1일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영국은 7개팀으로 팀당 22명이 1일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강 의원은 “기상청의 예보관 충원대책이 시급하다”며 “대통령 공약사항인 생활 및 재난안전과 공무원 증원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상청 예보관 인력을 국제적 기준에 맞게 1개조(32명)를 더 충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상청장은 관측·수치예보모델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예보관 인력 공백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력 충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종석 기상청장은 “예보관 확충을 위해 행자부와 협의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새로운 예보관 육성을 위해 6개월 교육을 1년으로 바꾸고 7급 이하는 모두 교육시키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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