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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그린뉴딜’ 총체적 난국정부가 시장경제 관여해 세금 투입, 투자 위험 떠안아
장기 달성과제에 단기적 효과 기대, 용두사미 우려
환경부, 기재부 등 정부기관에서 그린뉴딜과 관련한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날 정책은 없다는 주장이 한국환경정책학회 추계학술대회 원로테이블에서 제기됐다.

[환경일보] 김봉운 기자 = 그린뉴딜은 경제‧기후 위기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해 2000년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처음 제시된 정책모델이다. 우리나라는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초 그린뉴딜정책을 통해 변화를 예고하면서 이슈가 집중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린뉴딜 정책은 전문가들의 깊은 논의 없이 진행된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우려가 크다. 또한, 그린뉴딜이 기후위기의 문제의식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날 선 비판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기간설정 없는 정책설정, 중장기 구분 없는 그린뉴딜

10년 전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그린뉴딜은 국가 전반의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정책이다. 특히, 에너지 문제 해결에 정책적 프레임을 제시해 환경문제에 대응하면서 경제‧사회적 문제에 종합적으로 대처 가능한 로드맵을 제안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린뉴딜에 관한 정책적 시그널을 잘못 이해한 느낌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환경정책학회 추계학술대회 원로라운드테이블에서 정영근 선문대 교수는 “그린뉴딜은 홍보 전문가가 만든 정책으로 느껴진다”며, “작명과 홍보 효과는 매우 뛰어났으나 정작 중요한 환경과 경제 모두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정 교수는 그린뉴딜의 범위를 지목했다. 그린뉴딜이 표방한 미국의 뉴딜정책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유효 수요가 부족해지면서 대량실업이 발생한 상황을 극복할 초단기 극복정책이었다.

근간이 되는 뉴딜정책은 명확한 기간을 정하고 정책을 이행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에는 기간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거의 없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기간 설정을 통해 정책목적이 명확해진다. 하지만 그린뉴딜엔 기간구분이 없다”며, “매우 아쉬운 부분으로 정책의 단기‧중기‧장기 구분이 명확한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책 설정과정에서 우선순위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그린뉴딜은 보여주기에 급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5년이나 10년 후 이뤄질 중장기 정책들이 단기 목표를 지향하는 정책과 섞여 모두 바로 성과로 나타날 것처럼 나열돼 있다.

그린뉴딜의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기 위해서야 정책의 방향설정과 명확한 기간 구분이 선행돼야 한다.

재원 조달방안, 국민 혈세로 투자 위험 감수

실제로 이번 그린뉴딜 정책은 문재인 정부 하반기를 이끌어 갈 승부수라고 평가 받고있다. 먼저 환경적 측면에서 이번 그린뉴딜은 다양한 방향성을 제안하나, 기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또, 재원 조달 측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조달할지 불분명하다.

재원 조달 방법 중 하나로 정부는 ‘뉴딜펀드’를 제안하며 국민을 상대로 투자를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서 법을 완전히 무시하는 모습은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정책형 뉴딜펀드 재원조성 방안 <자료제공=기획재정부>

이번 뉴딜 펀드는 그린뉴딜의 재원 조달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세일즈를 했다. 세계 펀드매니저들과 전문가들은 정부가 왜 시장에 직접 관여해 세금으로 투자 위험을 감수하는 정책을 펼치는지 의아해한다.

시장경제에 관여해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투자자 위험을 떠안는 구조는 시장의 자율조정기능을 침해한다.

이 점에서 정영근 교수는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그린뉴딜 펀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원금을 보장하는 펀드로 국민들에게 투자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완전히 무시함과 동시에 법에도 위배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그린뉴딜 정책은 포부는 진중하나, 추진과정은 미흡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장기적 달성과제에 대한 정책 효과가 단기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전형적인 용두사미 형태의 정책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린뉴딜은 일차적으로 녹색일자리나 새로운 비즈니스, 녹색경제성장을 위한 기회가 아니다. 무엇보다 기후위기는 비상상황임을 인지해야 한다. 그린뉴딜의 핵심은 화석연료의 중단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석탄발전과 그린뉴딜의 확실한 노선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전의 해외석탄 투자로 인한 적자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석탄발전 투자가 올해 3월 기준 3조6000억원 수준이다. 탈석탄과 그린뉴딜을 강조하는 정부의 기조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국가기관의 이러한 행보는 그린뉴딜을 주도하는 정부가 기후위기와 관련한 문제의식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을 받는 이유다.

김봉운 기자  bongw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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