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진행되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환경문제가 사회적 관심거리로 자리잡아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환경질은 여전히 ‘적색 경고등’이 켜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연합 녹색사회연구소에서 다양한 통계자료를 수집·분석하여 한국의 환경질 현황을 분석한 ‘2003년 환경신호등’에 따르면,8개 부문 총19개 지표 중 미세먼지 농도 증가, 일조량 감소,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수질기준 초과시설 증가, 에너지 소비량 증가, 폐기물 발생량 증가, 산림면적 감소, 농지면적 감소, 도로교통 비중 증가 등 11개 지표에서 경고를 의미하는 적색등이 켜졌다. 반면, 4개 지표에서만 긍정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녹색등이 켜졌다.

이 중 눈에 띄는 몇 가지 항목을 보면 우선 미세먼지의 증가를 볼 수 있다.서울지역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00년 65㎍/㎥에서 2001년 71㎍/㎥, 2002년 76㎍/㎥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봄철 황사현상과 맞물리면서 망간-철 등의 중금속이 함유된 미세먼지는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줄 수도 있다.

또한 정부의 폐기물 정책에도 불구하고 폐기물 발생량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간이상수도와 약수터 등 급수시설의 수질기준 초과 건수가 늘고 있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환경질 개선에 희망을 보이는 지표들도 있다
합의방식의 환경분쟁 처리 증가와 친환경농법의 확산으로 비료와 농약사용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정부의 노력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재활용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원봉사활동 참여가 증가하고 있는 것 또한 타인과 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라는 점에서 공공의 문제로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다.


‘환경신호등’이란 방식은 이미 OECD에서 사용해왔다. 이는 환경지표를 단순하게 수치상 통계자료를 나열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환경신호등’은 환경 질 현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측정지표들을 선정한 후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추이를 보이거나 좋은 영향을 준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녹색신호’로, 부정적인 변화추이를 보이거나 나쁜 영향을 준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적색신호’로, 그리고 그 영향이 불분명하거나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된 경우는 ‘노랑신호’로 표시했다.
‘2003년 환경신호등’은 녹색사회연구소에서 매년 발간하는 <한국환경보고서 2004> ‘환경현황’편에 수록되어 있는데 1993년부터 매년 출간해온 <한국환경보고서>는 한 해 동안의 국내 환경이슈를 선별, 집약하여 전문가들뿐 아니라 환경문제에 관심 있는 일반시민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이해를 돕는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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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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