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국정감사에서 질타 쏟아져

[환경일보] 15일 진행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종갑 한국전력(이하 한전) 사장이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 추진 중단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한전이 추진하고 있던 필리핀 수알-2 석탄화력발전사업 및 남아공 타바메시 석탄화력발전사업은 LNG발전으로 전환되거나 폐기될 전망이다.

한전의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며 수익성 및 환경성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럼에도 한전은 지난 6월30일 2000㎿ 규모의 인도네시아 자와 9·10 사업을 통과시켰고, 10월5일엔 1200㎿ 규모의 베트남 붕앙-2 사업을 의결했다.

10월13일 필리핀 현지 활동가가 대사관 앞에서 가두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후솔루션>

그러나 이 같은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은 국정감사에서 국회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에 지난 7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한전 등 발전 자회사가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의사가 없고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13일 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도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사업 이후 추가적인 금융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15일 한전의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 추진 중단 표명도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과정에서 이뤄졌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4건의 해외석탄발전사업 중 2건은 계속 추진하되, 나머지 2건은 LNG 발전으로 전환하거나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전 및 발전자회사는 주도적으로 신규 해외석탄사업을 개발할 생각이 없다”며 “신재생에너지나 계통 운영, LNG 발전 등 친환경적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김종갑 사장이 언급한 4건의 해외석탄화력발전 사업은 이사회 의결이 완료된 자와 9·10, 붕앙-2 사업과 필리핀에서 2019년부터 추진했던 1000㎿급 수알-2 석탄화력발전사업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016년부터 추진했던 630㎿급 타바메시 석탄화력발전사업이다.

특히 필리핀 수알-2 사업은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을 우려하는 현지 주민과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비판을 받아온 사업으로, 필리핀 환경단체들이 지난 13일 마닐라 소재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에 사업 중단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전의 이번 입장 정리로 이 사업은 LNG 전환되거나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윤세종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필리핀과 남아공의 해외석탄화력발전 사업이 중단된 것은 다행”이라며 “그렇다고 한전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재무적·환경적 위험이 해결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와 9·10 사업과 붕앙-2 사업의 매몰비용이 커지기 전에 LNG 전환을 추진하거나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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