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20년 ‘시험지 유출’ 15건(중 1건, 고 14건) 발생
고교 시험지 보관시설 CCTV 99% 설치해도 못 막아

김철민 의원

[환경일보] 전남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 올해 7월 치러진 1학기 ‘영어 독해와 작문’ 교과 시험실시 전 학생 B에게 관심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교과 출제 문항 정보와 유사답안이 기재된 용지를 B에게 전달했고. B는 이를 숙지하고 시험에 응시했다.

경북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 C씨는 올해 8월 시행한 기말고사에서 사회‧문화 과목 총 23문항 중 20문항을 EBS 수능완성(사회․문화) 교재에 수록된 ‘실전 모의고사 3회(20문항 수록)’에서 그대로 출재하고, EBS 수능완성 교재를 D에게 이메일로 전송해 유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2016~2020년 초중고 시험지 유출 현황’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총 15건의 시험지 유출이 적발됐다. 2016년 1건, 2017년 4건, 숙명여고 사태가 발생한 2018년 7건, 2020년 3건 등이다.

시험지 유출은 공립보다는 사립학교에서 많이 발생했다. 15건 중 10건이 사립, 5건이 공립에서 발생했다. 학교 유형별로는 일반고 9건, 특목고 3건, 특성화고 1건, 자사고 1건, 중학교 1건이었다.

시험문제 유출 시점은 보관 단계가 8건(53.3%)으로 가장 많았고, 시험 출제 단계가 6건(40%), 인쇄 단계가 1건(6.6%)이었다.

시험지 유출은 공립보다는 사립학교에서 많이 발생했다. 15건 중 10건이 사립, 5건이 공립에서 발생했다.

한편, 지난 2018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숙명여고 사태 이후 시험지 유출 근절을 위해 각 시도의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을 강화하고, 인쇄실 및 시험지 관련 시설에 대해 CCTV 설치를 추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국 고등학교 시험지 보관시설의 CCTV 설치율은 99.2%다.

그러나 올해 발생한 시험문제 유출 사례를 살펴보면 교육부의 대책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월 발생한 강원의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의 경우 학생이 훔친 열쇠로 교무실에 침입해 시험지를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학교 교사들은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을 무시하고 시험지와 문항정보표 출력물을 정해진 장소가 아닌 교무실 책상 서랍에 넣어둔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들의 기강해이도 심각했다. 경북의 한 여자고등학교의 경우 교사들이 시험문제를 출제하면서 이동식 저장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개인 컴퓨터에 시험 원안 파일을 저장하는 등 보안관리 규정을 위반했는데 학생평가 자율보안 점검표에는 ‘적정’으로 작성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김철민 의원은 “CCTV를 설치하고 규정을 강화해도, 현장에서는 규정 위반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며 “교육당국의 주기적인 실태점검과 학생, 교사를 대상으로 철저한 예방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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