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투입예산 100억→4200억 눈덩이처럼 불어나
잇따른 개장 일정 연기로 사회적 갈등비용 지속 증가

박완수 의원

[환경일보]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공약으로 내세운 총사업비 5270억원 레고랜드 테마파크 추진이 잇따른 개장 연기와 비리, 임대수익 등 주요내용 축소·은폐 의혹 등 논란으로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20일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은 강원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레고랜드 사업 관련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사업예산, 투명하지 못한 사업추진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레고랜드는 당초 지난 2011년 강원도-멀린 투자합의각서(MOA) 체결 당시 2015년 개장을 약속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개장 연기가 이뤄졌고, 결국 2021년 7월에야 문을 열 예정이다.

레고랜드 사업 추진과정에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사업비리와 지연, 주요내용 누락보고 등으로 3차례나 도민에게 사과를 해야 했다.

당초 2011년 9월 강원도-멀린 투자합의각서(MOA) 체결 당시 사업비 총 1500억원 중 강원도는 100억원의 출자계획을 언론에 발표한 바 있지만, 사업관련 직간접 투자액이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강원도는 직접투자비는 695억(춘천대교 230억+사업부지 매입비 등 465억)이고, 컨벤션센터 등 포함시 2300~2400억 수준이라는 입장이지만, 박완수 의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레고랜드 관련 직간접 투입예산이 4219억원에 달하고 부지 무상임대 금액 등을 추가할 경우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명하지 못한 사업추진 과정

박완수 의원은 레고랜드 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투명하지 못한 사업추진 과정을 꼽았다.

박완수 의원실에서 이번 국정감사를 앞두고 2018년 강원도와 영국 멀린사간 총괄개발협약(MDA) 사본 제출을 요구했으나 강원도는 협약당사자간 비밀유지조항으로 제출이 불가하다며 주요내용 요약본만 제출하면서 레고랜드코리아(멀린사) 의견서를 첨부했다.

박 의원은 “멀린사 의견서에 따르면 관련 법률이나 정부의 명령에 의해 공개가 요구되는 경우를 MDA 전문 비공개의 예외로 인정하고 있어, 국정감사 및 조사법상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없음에도 협약 사본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원도의 ‘2018년 강원도와 영국 멀린사간 총괄개발협약(MDA) 주요내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MDA상 강원도 800억 투자에 대한 지분 30.8%에 비례한 임대수익률을 보장해야 함에도 멀린사의 투자액이 당초보다 늘었다는 이유로 확정 임대료를 3%(30.8%-27.8%)로 대폭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강원도는 2018년 11월 도의회에 보고한 자료에서 구체적인 대폭 축소된 임대료 수치를 누락했다.

MDA 내용과 도의회 보고내용상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어린이놀이공원 독점권 부분에서도 추가 확인됐다. MDA는 춘천시에서 차로 2시간 거리 내 또는 강원도 경계선 내 토지에서 2세부터 12세 연령 대상의 관광지 개발 허가가 되지 않도록 강원도에서 보장, 단 사전 서면협의를 부당하게 유보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도의회 보고내용은 ‘강원도 내 2세부터 12세 연령을 대상으로 한 레고랜드 유사 테마파크 개발시 사전 합의 필요’라는 부분만 있었다.

박완수 의원은 “‘어린이 놀이공원이 강원도에 허가되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것과 ‘어린이 놀이공원 추가개발 시 사전합의 필요’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며 “이처럼 중요한 부분의 설명·보고는 의도적으로 누락·왜곡하면서, 재원절감, 일자리창출, 관광객 유치 등 장밋빛 기대효과만 제시해 도의회의 올바른 판단을 방해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원도가 자체 수익 추산 자료조차 없는 점도 문제다. 박완수 의원실에서 국정감사를 앞두고 강원도에 ‘레고랜드 사업완료 후 연간 추정 수익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강원도는 “멀린사(LLK) 측에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해당 사항이 없다”고 제출을 거부했다.

박 의원은 “멀린사(LLK)에서 자체 수익 분석자료를 기업 비밀로 제출하지 않은 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강원도에서 자체 수익 추산도 않고 막대한 재원을 투자했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레고랜드 주차장 만들려 예산 낭비

강원도가 1816억원의 예산을 들여 계획 중인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가 레고랜드 주차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는 올해 6월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타당성조사 결과, 비용편익분석(B/C) 0.33으로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지만, 강원도는 지속적인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다.

레고랜드 관련 협약상 주차장 4000대는 강원도가 책임지고 건립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고, 실제 강원도는 레고랜드 자체 주차장 조성과 별개로 부족한 부분은 컨벤션 주차공간까지 합쳐서 주차장을 확보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레고랜드 건설이라는 도지사의 장밋빛 약속으로 강원도민, 춘천시민들은 초기에만 해도 수많은 기대를 표했지만,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사업지연, 추진상 드러난 비리, 이면합의 논란 등 문제로 인해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강원도는 내년 7월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장 목표를 세웠지만, 그간 경과를 봤을 때는 이마저도 과연 믿을 수 있는 건지 의심의 목소리가 높다”며 “내년 7월 개장 못하면 지사직을 내놓겠다거나 지지부진한 사업추진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도민에 대한 확실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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