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5억원 투입해 2만5천대 보급했지만 성능부족으로 방치

조오섭 의원

[환경일보] 국토부와 환경부가 서울시 등 지자체와 함께 배달업계 전기이륜차 보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 이륜차 성능 미달 등 현장에서 외면받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구매한 지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반납하는 등 전기이륜차 보급이 실적용, 전시용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특별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은 “최근 5년간 보급된 전기이륜차는 총 2만5554대로 보조금은 635억5500만원에 달한다”라고 밝혔다.

전기이륜차 보조금 최대지원액은 경형 210만원, 대형 330만원, 소형 260만원, 중형 290만원, 대형 330만원, 기타형 330만원으로 내연이륜차 가격을 호가한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4월 한국맥도날드(유), 한국피자헛(유) 등 6개 대표 배달업체와 상생협약을 맺고 2020년 8월 말 기준 총 471대, 139개 지점에 전기이륜차를 보급하며 11억5161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한국맥도날드가 79개 지점 370대(9억1770만원)로 가장 많이 구입했고 한국피자헛 41개 지점 55대(1억2900만원), 바로고 1개 지점 20대(4600만원), 교촌치킨 16개 지점 17대(3830만원), 메쉬코리아 부릉 1개지점 5대(1145만원), 배민라이더스 1개지점 4대(916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충전 인프라 부족, 이륜차·배터리 성능 부족 등으로 전기이륜차가 현장에서 방치되고 있다.

하지만 보급이 곧 이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조오섭 의원실이 9월26일부터 20일간 전기이륜차 보급 매장 67곳을 현장 실사한 결과 보급된 오토바이 328대 중 사용 중인 전기이륜차는 71대(21.6%)에 불과했고 260대(79.2%)가 사용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보급한 전기이륜차 수에 비해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매장은 2개(12대)였지만 모두 사용하지 않았다.

실제 가장 많은 전기이륜차가 보급된 맥도날드 신림점(12대)은 매장 옆 골목에 방치돼 있었고, 맥도날드 보라매점(9대)는 지하주차장에 방치된 채 내연이륜차만 바쁘게 배달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국토부나 서울시는 실제 이용율에 대한 실태조사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협약을 맺은 배달업체는 아니지만 2019년 배달용, 영업용으로 전기이륜차를 10대 이상 구매한 업체나 단체도 총 16개(329대)였지만 차량 의무운행기간인 2년을 못 채우고 판매한 업체도 총 7개(40대)에 달했다.

이 중 일부 업체는 전기이륜차를 구입했다가 불과 몇 달 만에 판매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조 의원은 “전기이륜차의 활용도가 높은 배달업계가 정부 방침에 따라 보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 이륜차·배터리 성능 부족 등 낮은 성능 때문에 현장에서 방치되고 있다”며 “국산 전기이륜차의 성능이 중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서울시 배달업계 국산 전기이륜차 보급률이 18%에 그치는 등 기술개발 투자와 충전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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