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bs_img_1 “건설이 잘 된 나라는 그 바탕에 제대로 된 설계가 있었겠죠.”
도로 하나, 제방 하나가 만들어 지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어느 과정 하나 중요하지 않겠냐만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설계과정을 빼놓고 건설을 논할 수 있을까.
지난 4월 새로이 한국건설컨설탄트협회 회장으로 부임한 권재원 회장은 의욕만큼이나 건설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많은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들이 있지만 여전히 작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그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정부에 건의하고 개선하는게 저의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요.”
이런 고생스런 중매쟁이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오히려 개선의지를 잃지 않는 권 회장의 모습에서 어둡기만 했던 건설 설계분야에 한줄기 빛이 비춰진 것만 같다. 막중한 책임을 등에 지고 건설엔지니어링에 있어서 만큼은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하루하루를 동분서주하며 뛰어 다니고 있다.
현재, 건설에 있어서 공사분야는 다행히도 많은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하여 크게 활약 하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상당부문 인정받고 있지만, 설계분야는 제반 조건과 상황이 매우 열악하여 이에 미치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이럴 때 일수록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중요한 만큼 정부와 자주 접촉해야 한다는 게 권 회장의 설명이다. 정부도 실제 협회 입장을 상당부분 인식하고 있어 개선의 여지는 어느 때 보다 좋은 상황이라고 한다. 권 회장은 환경을 살리는 길 또한 설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거에는 건설에 있어서도 환경문제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설계에서부터 환경을 고려해야만 환경친화적인 건설을 할 수 있습니다. 건설 자재를 비롯해 땅을 파고 바다를 메우면서도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를 구상하는 등 앞으로도 계속 연구해야할 부분입니다.”
산허리를 자르고 하천을 메워 건설하던 각종 토목공사도 이젠 터널과 교량으로 연결하는 등 현지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여 건설함으로써 자연파괴는 물론 우리 국토가 훼손되지 않도록 친환경적 기술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는 보다 많은 비용과 그보다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기에 환경과 건설에 있어 적절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게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설계에 있어 영세한 업체들이 대다수인 가운데 친환경적인 건설을 요구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리이자 부담일 수 있는 만큼 권 회장은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몇 가지를 전했다.
“현 설계기준을 국제화하고, 건설엔지니어링에 관련되는 각종 제도의 개선이 시급합니다. 건설엔지니어링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해외로 나아가야 되는데 아직까지 국제 경쟁력을 확보한 건설엔지니어링 업체가 거의 없습니다. 짧은 시일 내에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겠지만 노력하면 언젠가는 되지 않겠습니까.”
제대로 된 제도가 기반이 되어야 그 위에서 제대로 된 구상을 할 수 있는 만큼 제도가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부지원이 미비하다는 것 또한 걸림돌이다. 하루에도 수백건씩 쏟아지는 사건속에서 설계에 관심을 쏟길 바라는게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지니 말이다. 예전에 비해 마구잡이식 설계는 많이 줄었지만 결국 건설인 스스로 질을 향상시키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게 권 회장의 입장이다.
“아직 협회장으로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부족한 점도 많지만 최선을 다하면 노력한 만큼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가져 봅니다. 나만의 이익이 아닌 건설인 공동권익을 위해서 말이죠. 더 나아가 쾌적한 환경과 어디서든 안전하게 거닐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노력할 겁니다.”
앞으로 건설엔지니어링업계를 대변하는 한국건설컨설탄트협회와 권재원 회장의 열성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사진 강재옥 기자>

▲약 력
한양대학교 토목공학과 졸 건설부 근무
현, (주)평화엔지니어링 회장
현, 한국건설컨설탄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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