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6월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유기장 77호로 지정된 이봉주씨(78세)가 경기도 안산시 성곡동 시화공업단지에서 방짜유기의 생명인 합금의 어려움으로 인해 공기 좋고 물맑은 문경시 가은읍 갈전리로 이전을 하게 되었다.
 방짜유기장 이봉주씨는 1926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태어나 22살이 되던 1948년 양대(방짜)공장에 입사하여 기능을 익혔으며, 이 후 서울로 내려와 수십년간 방짜제조업에 종사하여 1981년 제6회 전승공예전에 입선한 이래 각종 공예대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유기란 쉽게 말해 구리에 주석을 섞어서 만든 청동기물로서 그 제작 기법에 따라 평안북도 정주군 납청에서 전해진 방짜(方字)유기(이봉주), 안성의 주물유기(김근수), 주물과 방짜를 병행한 순천의 반방짜유기(한상춘) 등 3가지가 있다. 이 중 유기를 망치로 두들기고 펴서 모양을 만드는 방짜유기의 제작이 가장 까다로워 그 제품 중 으뜸으로 친다.
 금형에 쇳물을 부어 그릇의 형태를 만드는 주물유기와 달리 불에 달궈진 쇳덩어리를 일일이 메고 치고 두들겨 모양을 만드는 방짜유기는 1,200~1,300의 불길에서 장인의 혼이 깃들어야 겨우 한 작품이 만들어질 정도로 까다로운 작업이다.
 우리나라 유기의 역사는 청동기시대부터 시작되었고 신라시대에는 유기를 만드는 국가의 전문기관이 있었다. 고려시대에는 더욱 발달하여 얇고 광택이 아름다운 유기를 만들었으며, 조선 전기에 기술이 퇴화한 듯하였으나 18세기에 이르러 다시 사대부들을 중심으로 성행·발전하였다.
 방짜유기장 이봉주씨의 문경이전과 금번에 지정된 박열의사 생가지로 인해 문경시의 지정문화재는 국가지정 문화재 14점, 지방지정문화재 34점 등 모두 48점을 보유하게 되었다.

문경 정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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