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0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 개최

[환경일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김흥종)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성경륭)와 12월3일(목), 4일(금) 양일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장벽을 넘어 평화와 번영으로(Overcoming the Barriers: Towards Peace and Prosperity)’를 주제로 2020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남북한 접경도시 인천에서 진행된 올해 포럼에는 전 세계 평화·안보·경제 분야 석학 및 글로벌 유수 기관의 전문가들이 온·오프라인으로 모여 ▷한반도 분단체제 해소 ▷항구적 평화 정착 ▷평화를 기반으로 한 경제 선순환 구조 구축 등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포럼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시점에서 우리 정부의 신(新)한반도 체제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한반도 평화경제에 관해 논의했다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띠는 행사로 평가됐다. 전체 일정은 KIEP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KIEP와 인천연구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관하고 통일부, 인천광역시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는 김흥종 KIEP 원장과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을 비롯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하토야마 유키오 전(前) 일본 총리, 안드레이 비스트리츠키 러시아 발다이클럽 이사장, 스티브 킬렐레아 호주 경제평화연구소 설립자, 에즐 토예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등 국내외 고위급 인사 5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포럼의 1일차(12.3)에는 본래 국내외 참석자들이 강화도와 인천 일대 DMZ 현장을 걸으며 한반도 분단의 현실과 평화 정착의 필요성을 몸소 체험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단계 격상에 따라 불가피하게 KIEP 유튜브 채널을 통한 라이브 방송으로 행사가 대체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12월3일과 4일 이틀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장벽을 넘어 평화와 번영으로’를 주제로 2020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제공=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12월3일과 4일 이틀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장벽을 넘어 평화와 번영으로’를 주제로 2020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제공=대외경제정책연구원

라이브 방송 ‘LIVE 토크쇼! : DMZ 평화경제를 말하다’에서는 6.25 참전용사 기념공원, 인천도시역사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전망대, 강화평화전망대 등지를 사전 답사한 DMZ 평화체험 브이로그 영상이 상영되고,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직접 포럼 전반을 소개하며 행사의 개최 의의와 기대효과 등을 설명했다.

이어 최장호 KIEP 통일국제협력팀장, 김경애 문화해설사, 박광일 역사작가가 스튜디오에 출연해 DMZ 국제포럼과 관련한 인터뷰 및 대담을 진행했다.

김흥종 KIEP 원장은 사전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국내외 환경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하며, 2017년도처럼 한반도가 전쟁 위기로 치닫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국제정세가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 상황이 우리 정부에게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임을 밝히며,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우리가 좀 더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평화경제는 지난 70여년의 남북 대립과 갈등의 낡은 구도에서 벗어나 평화‧공존‧포용에 기초한 새로운 질서를 열어갈 한반도의 비전이자 핵심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사진제공=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평화경제는 지난 70여년의 남북 대립과 갈등의 낡은 구도에서 벗어나 평화‧공존‧포용에 기초한 새로운 질서를 열어갈 한반도의 비전이자 핵심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사진제공=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화와 합의 통해 힘든 시기 이겨내야

포럼 2일차(12.4) 행사는 개막식과 개막세션, 특별강연 2개, 분과세션 2개로 구성됐다. 먼저 개막식에서는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의 개회사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의 축사가 있었다.

성경륭 이사장은 “작년 8월 제1회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 개최 시점에만 해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됐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북미 및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다시 긴 동면에 들어가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이 새로운 미래를 위한 대화와 합의를 통해 힘든 시기를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 출발선이 DMZ 평화경제의 구축이라고 선언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평화경제는 지난 70여년의 남북 대립과 갈등의 낡은 구도에서 벗어나 평화‧공존‧포용에 기초한 새로운 질서를 열어갈 한반도의 비전이자 핵심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남북 경제교류 활성화를 통해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 남방경제와 북방경제를 연결하는 교량국가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남북이 ▷코로나19에 맞선 방역‧보건‧재해재난 분야 협력 ▷대화 채널 복원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개별관광 이행 등을 통해 신뢰를 쌓고, 보다 근본적인 평화의 진전 또한 추동해 나가자고 밝혔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은 “강과 바다를 경계로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인천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염원했으며,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동북아 평화 경제의 중심도시로 인천이 발돋움해나갈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혜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표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이 북한에 치료제 지원 협조의지를 밝힌 것처럼, 온 인류가 힘을 모아 이 난관을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간 상호작용 및 연대와 협력 지속해야

이어 김흥종 KIEP 원장의 주재 하에 진행된 개막세션에서는 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한반도 평화정착 및 평화경제 ▷미국 신정부의 동아시아 정책 ▷2021년 남북관계 전망 등과 관련한 열띤 논의를 펼쳤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前) 일본 총리는 올해 9월 선임된 일본 스가 총리가 아베 전(前) 총리의 대북 강경노선을 물려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일 국교정상화 등 유연한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나아가 “스가 총리는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양국의 과거사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한국 정부 역시 정치적 판단을 통한 타협으로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 전략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드레이 비스트리츠키 러시아 발다이클럽 이사장은 이번 포럼이 한반도의 분단에 초점을 맞춘 만큼, 분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가 갈등 해결을 위한 명확한 규칙을 제시하고, 미래사회 구축을 위한 국가 간 상호작용 및 연대와 협력을 지속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킬렐레아 호주 경제평화연구소 설립자는 ‘평화’의 개념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 됐지만 근래에 들어서야 과학, 수학, 경제학의 시각에서 연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요소가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 중요한 환경조건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평화는 국가의 경제성장과 미래 발전을 위한 촉진제라고 주장했다.

에즐 토예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은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을 지닌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최근 압박을 받고 있는 다자주의체제와 그 기반이 되는 규범들은 새롭게 갱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나카 히토시 일본총합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은 심화되는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집권으로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전망했다.

아울러 북한과의 양자(남북, 북미, 북일)간 연락망 구축, 한미일 혹은 한중일 협의체 구성, 6자회담 재소집 등의 가능성 및 진행 방향을 살펴보았다.

이번 포럼의 전체 일정은 KIEP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사진제공=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번 포럼의 전체 일정은 KIEP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사진제공=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토마 고마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코로나19가 국제 관계의 촉진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사이버 공간의 중요성 ▷감시 자본주의의 정상화 ▷미중 경쟁 심화 등 팬데믹 이전에 등장한 세계적 흐름도 가속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진 H. 리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국장은 “1년 가까이 코로나19 펜데믹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외부와의 격리를 지속하고 있는 북한은 코로나19 진행 여부뿐만 아니라 경제 상황까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위치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리 국장은 우리가 DMZ 너머의 삶을 생각할 때 북한이 자가 격리에서 벗어난 후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식 인천연구원장은 분리와 단절을 의미하는 동시에 접촉과 연결을 뜻하는 ‘국경’이 갖는 지역적 특성을 활용한다면, 인천과 같은 접경지역을 평화와 번영의 선도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의 접경장소를 ▷역사문화동질성 회복지대 ▷한반도 생태연결지대 ▷평화체험의 교육장소 ▷평화경제 시범지대로 삼아, 지역적 차원을 넘어 정치적·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고유의 자산으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특별강연에서는 미르코 팃체 독일 할레경제연구소 통계기반정책평가센터장이 “독일 통일 30주년: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통일 이후 30년이 지난 동독 경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팃체 센터장은 “독일 통일이 국제사회에서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동독의 경우 아직 서독과 20%에 달하는 생산성 격차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 원인과 해소방안 및 향후 통합과정에서 기여 가능한 정책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前 통일부 장관)이 ‘미국 신정부의 동아시아 정책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다음으로 KIEP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관하는 ‘2021년 북한경제와 남북관계 전망’ 세션과 인천연구원이 주관하는 ‘접경자산의 평화적 활용과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세션이 동시에 진행됐다.

분과별로 산업연구원, 통일연구원, 국토연구원, 인천연구원, 세종연구소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을 비롯해 대만 국립진먼대학교 및 국립가오슝대학교, 일본 후쿠시마대학교 등 세계 유수 학계와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참석해 발표 및 토론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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