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흉기 휘두른 후 도주

강간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출동했던 경찰관 두 명이 피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1일 오후 9시25분께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G마트 인근 C커피숍에서 강간 피의자 검거에 나섰던 서울 서부경찰서 형사과 강력2반 소속 심모(32) 경사와 이모(27) 순경이 피의자 이모(25)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경찰은 도주한 피의자 이씨를 긴급수배했다. 키 170㎝ 가량인 이씨는 마른 체격에 스포츠 머리, 목 왼쪽 부위에 화상 흔적이 있으며, 안경을 쓰고 하늘색 남방과 양복바지, 조끼 등을 입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사건현장을 목격한 노점상 이모(61)씨는 "온몸이 피로 물든 남자가 카페 후문쪽에서 사람 1명을 찌른 뒤 반대편 도로로 무단 횡단해 도주했다"며 "이어 도착한 구급차가 흉기에 찔린 사람 1명을 카페 안에서 싣고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심 경사 등 2명이 이날 강간사건을 수사하던 중 피의자 이씨가 피해자(35ㆍ여)와 만나기로 해 이씨를 검거하려고 약속장소인 C커피숍에 갔다가 오히려 이씨가 휘두른 흉기에 2명 모두 가슴을 관통 당해 숨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피의자 이씨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심 경사 등에게 휘두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씨는 택시를 타고 달아났으며, 서울 동대문구 용답동에서 위치추적이 끊겼다"고 전했다.

특히 경찰은 피의자 이씨가 서울33사 26XX호 은색 쏘나타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는 목격자 진술에 따라 공범과 함께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두 경찰관의 시신을 현재 은평 시립병원 영안실에 안치했으며, 서부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차렸다. 허준영 서울경찰청장은 직접 사건지휘에 나섰으며, 시내 전 경찰서 형사들이 긴급 소집돼 주요 도로에서 용의차량에 대해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 이씨의 사진을 확보, 사건현장 주변을 중심으로 탐문수사에 나서는 한편 이씨의 연고지 등에 형사들을 급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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