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 인터뷰

[부산=환경일보] 대규모 산불과 미세먼지, 기상이변 등 기후환경이 해마다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이상기후에 대한 대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APEC기후센터(APCC)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이상기후를 감시하고, 신뢰도 높은 기후예측정보를 생산·제공해 국가의 번영 실현에 이바지하고 있다.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을 만나 기후예측정보의 중요성과 활용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은 “기후예측정보 이용 확대로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권영길 기자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은 “기후예측정보 이용 확대로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권영길 기자

Q. APCC에 대해 소개해달라

최근 아·태지역은 이상고온 현상과 가뭄, 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극심한 자연재해를 겪었다. 호주 산불은 한반도보다 넓은 면적에 피해를 줬고, 중국에선 사상 유례없는 장기간 호우로 550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처럼 심각해지는 아·태지역의 이상기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한층 신뢰성 있는 기후예측정보를 생산·제공하고,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후예측은 앞으로 다가올 일을 단지 예상하기도 하지만, 미래의 일을 관리·통제하는 데 활용된다.

APCC는 지난 2005년 부산에 설립된 후 일본과 대만을 포함한 21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간 기후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최적의 기후예측정보를 생산·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APEC 회원국 대상으로 기후예측정보를 이용한 이상기후 대처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있다.

기후예측정보는 가뭄·폭우와 같은 이상기후 발생을 예상해 해당 지역에 어떤 위험이 닥칠지를 예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피해를 예방하고 최소화하도록 해준다.

또 센터는 APEC에 포함돼 있지 않더라도 태평양 연안 남미 국가 등의 기후변화 역량 강화를 돕기 위해 기후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에는 15개국에서 기후예측정보를 받을 예정이며, 이 정보는 APEC 회원국이 아닌 국가에도 제공된다. 최근에는 프랑스가 기후정보를 제공하려고 APCC와 접촉하기도 했다.

한국은 선진국으로 여러 국가에 기후예측정보를 제공해 국제적인 공조에 이바지하는 한편, 각국의 기후정보를 수집·분석해 국내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지역 내 기후예측정보 활용 역량을 높이고, 지역 맞춤형 기후변화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Q. 부서별 수행하는 일은 어떻게 되나

먼저 기후사업본부는 기후예측 연구개발과 관련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관리한다. 이 본부는 예측운영과와 기후분석과, 예측기술과 3개 과로 구성돼 있다.

예측운영과는 센터의 기후예측시스템을 운영·개선하고, 기후예측정보의 생산·관리·검증과 기후자료의 수집·관리 등을 담당한다. 아울러 기후정보서비스를 운영·개선하며, 기후사업과 관련해 사업기획·평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후분석과는 아·태지역의 이상기후를 감시·분석하고, 서비스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또 기상청 장기예보와 세계기상기구(WMO)의 장기예보 선도센터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측기술과는 다중모델 앙상블(MME) 기법을 이용한 기후예측 기술과 모델을 개발하고, 기후정보 품질 개선과 활용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Q. MME 기법은 무엇인가

센터는 강수량과 기온 등 최근에 관측·수집된 전 세계의 기후자료를 분석해 앞으로 3개월에서 6개월간의 평균 기온과 강수량에 대한 아·태지역의 장기기후예측정보를 매월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해 오고 있다.

이러한 기후예측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활용하는 것이 바로 MME 기법이다. 전 세계 10개국 14개의 뛰어난 기후예측기관이 제공하는 각 기후예측모델의 예측정보를 모아 MME 기법을 활용해 신뢰성 있는 장기기후(계절) 예측정보를 아·태지역에 생산·제공하고 있다.

이 기법은 수집된 여러 기후모델(지구의 기후시스템을 구성하는 각 요소를 설명하기 위한 수학적 표현)의 예측정보를 통계적으로 통합해 개별모델의 오차를 제거함으로써 기후예측의 정확도를 높인다.

APEC 21개 회원국 간 기후네트워크 구축, 정보 공유

한국, 아시아·태평양 지역 이상기후 감시 및 기후예측

 

기후예측정보 이용···지역 맞춤형 기후변화 대응책 마련

“더욱 정확하고 실용적인 기후정보 활용 연구개발 지속”

Q. 기후예측모델은 어떻게 활용되는가

2013년 하반기부터 기존 3개월에서 6개월간의 장기기후를 예측하는 정보가 제공됨에 따라 엘니뇨의 영향을 크게 받는 태평양 도서국의 자연재해를 줄이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또 기후에 민감한 물·식량·에너지 등 국가 전략 분야에서도 활용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수자원 운영계획, 전력 수급계획, 농산물 생산 관련 대책을 수립할 때 기후모델을 활용해 장기적인 기후예측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는 등 최근에는 기후예측이 생활과 삶의 질을 높이며, 자연재난 대응에 활용되고 있다.

Q. 기후예측은 왜 중요한가

기후예측은 가뭄·폭우와 같은 이상기후 발생을 예상해 지역사회에 어떤 위험이 닥칠지를 예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피해를 예방하고 최소화할 수 있게 한다.

자연재난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수자원과 에너지 위기 해결을 위한 각국의 전략 분야에도 활용돼 인류의 사회·경제적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해줄 수 있다.

따라서 신뢰성 높은 기후예측정보에 접근해 기후정보 사용자의 목적에 맞게 이들 정보를 가공·활용하는 능력은 사회·경제적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센터는 장기기후예측정보와 함께 동아시아지역에 대한 장기기후예측정보 서비스를 2019년 9월부터 국내 기후정보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은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은 "기후예측정보 서비스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 이상기후에 인적, 물적 손실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권영길 기자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은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은 "기후예측정보 서비스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 이상기후에 인적, 물적 손실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권영길 기자

Q. 지난 7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클릭’(CLIK)에 대해 설명해달라

기후정보 이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해 손쉽게 원하는 형태의 기후예측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수요자 맞춤형 온라인 기후정보 응용도구’다. 센터의 MME 기법과 이에 참여한 개별모델, 지역별 접합 대순환 모델5(CMIP5) 데이터 등 다양한 기후정보 자료를 목적과 용도에 맞게 선택·활용할 수 있다.

클릭(CLIK)은 웹서버로부터 콘텐츠를 가져오는 컴퓨터프로그램 ‘wget’, 운영체제·응용프로그램 사이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메시지 형식 ‘Open Application Program Interface(API)’ 등과 같은 새로운 자료전송 방법을 채택·도입해 기후정보 이용자가 자료를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시범 서비스를 마친 후 개선점을 도출해 플랫폼 고도화를 진행하고, 올해 말까지 기후예측·검증과 기후자료의 처리 기능을 추가로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후정보 이용자의 수요에 맞춘 기후자료 제공서비스로 향상할 예정이다.

Q. 기후위기 시대, 앞으로 센터의 역할이 궁금하다

기후변화 문제는 식량·수자원·에너지·건강·경제 등 전 세계 인류의 삶과 직결된 다양한 영역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기후과학’은 전 지구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더욱 향상된 예측기술을 개발하고, 실용성을 갖춘 기후정보를 생산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특히 기후 분야에 관한 새로운 문제 해결방식이 필요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각국 정책담당자와 기업·개인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기후예측정보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센터는 더욱 정확하고 실용적인 기후정보를 생산·제공·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생산된 기후예측정보를 전 세계와 공유해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이바지할 방침이다.

특히 기후예측정보의 품질·신뢰성 등을 높여 기후변화와 연관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내뿐 아니라 아·태지역의 경제발전과 공동 번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을 포함한 APEC 회원국이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후예측 핵심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겠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뿐 아니라 기상청을 포함한 국내 기관과의 기후 분야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 센터가 설립될 때 요구됐던 ‘아·태지역을 담당하는 최고의 기후정보 서비스 기관’이라는 역할에서 한층 더 나아가 국가와 사회의 변화된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후센터가 되고자 증진해 나갈 것이다.

(본 인터뷰는 11월25일 진행된 것으로 방역관리지침을 준수하며 진행됐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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