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밤거리에는 술을 파는 노점상이 없다. 그렇다고 구멍가게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도 쉽게 술을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신 ‘술판매 전문점’이 따로 지정되어 있어 그 곳에서만 술을 판매할 수 있다. 이는 주류를 매우 위험한 특별음료로 취급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제조에서 도매, 소매, 소비에 이르는 유통의 전과정을 법으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아울러 지정된 장소에서만 팔수 있는 ‘술판매 전문점’제도는 과음과 폭음, 알콜중독, 청소년 탈선 등 음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예방하는데 큰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이런 제도가 이미 시행되고 있어서일까? 늦은 시간 일본의 밤거리는 술에 취해 거리에서 행패, 시비라든가 누워 자거나 비틀거리는 모습들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을 만큼 조용하다.
갑자기 어디선가 기타 연주소리가 들려온다. 일본의 거리는 주말이면 길거리 공연이 열려 도로가 좋은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길을 가다 음악소리에 발걸음을 잡는 길거리 공연문화도 다양하다. 특히 하라주쿠에는 주로 10대 취향의 음악들이 유행하고, 시모키타에서는 20대 취향이 주를 이룬다. 공연을 보는 연령도 젊은 층부터 나이 지긋한 중년까지 다양하고 공연자들은 사람들의 관심과 열정을 한 몸에 받는다.

우리나라 음주 밤거리는 어떠한가? 멀쩡하다가 술에 취하면 다른 사람과 싸움이 벌어지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섬뜩하다. 밤이 늦을수록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만취된 사람들이 늘어간다. 경찰이 안전을 생각해서 일찍 귀가를 하라고 권하면 행패를 부리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길바닥에 누워서 자고 있는 사람을 간신히 깨워서 연락처나 집을 물어봐도 도무지 알아 들을 수 없어 파출소로 데려다 놓으면 또 다른 사건들로 근무하는 직원들과 시비가 일쑤이다.

또 음주가무가 끝난 일본의 밤거리는 우리나라와 너무도 달랐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표적인 약속장소로 꼽히는 종로, 강남지역 등은 음주가무가 끝난 후 늦은 새벽시간이면 쓰레기더미로 변한다. 먹고서 무심코 버린 음료수 캔과 다른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은 깨진 병, 길거리 노점상에서 먹다 말은 스낵봉지 등 쓰레기가 줄지어 행진한다. 반면 일본의 거리는 우리나라와 달리 음료수 캔과 깨진 병 등은커녕 종이 쓰레기조차 보기 드물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쓰레기 전쟁에 끊이지 않는다. 쓰레기 분리수거 이후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발생량과 회수량을 비교하면 아직 차이가 크다. 재활용 운동이 활발해졌다고는 하지만, 쓰레기 문화에 대한 국민의식도 여전히 부족하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재활용 기술이나 시스템 개발뿐만 아니라, ‘깨끗한 환경을 만들자’라는 의식을 어떻게 높여 나가는가 하는 것이 시급하다.
<백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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