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보고에 따르면 대장항문질환으로 고생하는 여성의 숫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연령대별로 대장항문질환의 원인이 조금씩 다르지만, 특히 중년을 지나면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 여성의 경우 특별히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치면 항문 주변이 약해지고, 주변의 조직과 근육들이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는 치핵과 같이 치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임신 기간 동안 흔히 변비, 치질 증상을 겪을 수 있는데, 이는 치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출산 이후에도 이러한 증상들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고, 이는 불쾌감, 소양감, 출혈 등을 경험하게 하면서 더 나아가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출산을 겪은 여성이 40~60대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배변장애를 호소하는 직장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직장류란 직장과 질 사이의 벽이 얇아지면서 직장이 주머니 모양으로 늘어나 배변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출산 시 직장과 질 사이의 근육이 파열되면서 생기게 된다. 노화로 조직 자체가 약화된 경우, 비만, 자궁적출술과 같은 골반 근육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는 부인과 수술 후의 합병증 등이 원인으로 자연분만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직장류가 심하면 대변이 깨끗하게 배출되지 못하고 늘어나 있는 직장류 부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대변이 불완전하게 배출되기 때문에 변이 가늘어지고, 잔변감을 느끼기 쉬우며, 여러번 대변을 보아도 묵직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게 된다. 만약 이러한 증상들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히 진단받고, 체계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사진제공=강서송도병원
사진제공=강서송도병원

강서송도병원 김칠석 원장은 “젊은층의 경우 직장류가 있더라도 주변 골반 근육의 도움으로 별 어려움 없이 배변이 가능하다. 그래서 평소에는 직장류에 의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다가 주변 근육들이 급격히 약화되는 40~50대 갱년기를 지나면서 증세를 더욱 크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류는 진료 시 직장수지검사나 항문경 검사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배변조영술을 통해 직장류의 크기나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골반 MRI나 CT 등을 통해 주변 근육의 움직임, 구조적 문제 등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직장류는 크기나 다른 질환 유무 등에 따라 치료가 달라질 수 있는데, 주로 변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섬유질을 포함한 약물을 처방과 배변 훈련을 병행한다. 이 것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김칠석 원장은 “증상 및 정도에 따라 늘어난 직장을 줄여주는 수술 또는 약해진 직장과 질 중격을 보강해주는 수술, 직장 주변의 근육층을 보강하고 재건하는 수술 등 환자의 상태에 맞추어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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