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이전에 삶의 터전 잃어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평택지역 주민들은 1년여째 이상화의 싯구를 수없이 되뇌이리만치 심드렁하다.
hkbs_img_1<사진=네이버 DB>

미군기지 확장부지는 총 349만여평 가운데 팽성지역의 경우 257만평이 차지한다는 실정에 잠못이루며 암울한 나날을 지새기 때문이다.
해당 마을은 함정1리와 2리를 비롯한 도두1,2리와 대추리가 포함되며 농지로는 흑무개들과 도두리, 신대리, 내리가 귀속된다.
더욱이 제2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신대리, 본정리 등의 마을은 미군기지 소음에다 고속도로 소음까지 겹쳐 적잖은 생활피해를 보게 된다.
올 3월 마스터플랜이 나온 팽성기지내 미2사단 시설개념도에 따르면, 2사단은 올해 한국이 제공하는 83만평을 주로 사용할 예정이다. 게다가 팽성으로 오는 2사단 병력은 5000여명으로 추산된다는 기록이다.
국방부는 올 연말까지 74만평을 매입하고 나머지 275만평은 내년까지 매입하는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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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면 강제수용절차에 들어가겠다는게 국방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미군기지 확장부지로 발표된 마을에서는 주민총회를 개최해 토지수용에 절대로 응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주민들은 삶의 터전인 고향을 내놓지 않을 것이며 강제로 빼앗으려 할때는 강력한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의견을 모은 상태다.
그동안 대책위는 도두1,2리, 함정1,2리, 신대1,4리에서 총회를 진행했으며 앞으로 팽성서부 전 지역에서 잇따라 관련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미군기지 확장반대 팽성대책위원회의 김지태 위원장은 “정책결정 과정에 있어 대두되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현 당국자들이 어느정도 잘못된 줄 알면서 협상태도가 도마위에 올랐다.
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대책위의 김지태(47)위원장은 “기지확장을 막아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에 이른다”며 “평택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농사짓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곡창지대가 사라짐으로써 매년 118억6천600만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농민들이 농토를 빼앗기면 다른 업종으로의 전업이 불가능하다는 김 위원장은 결국 이주민들의 삶은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대책위는 특히 미군기지 이전확장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만큼 헌법에 명시된 ‘직업선택의 자유권, ’거주이전의 자유권,행복추구권, 재산행사권 등 국민으로서 가질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현재 평택에는 팽성 캠프험프리(K-6)와 통신소, CPX훈련장, 송탄 미공군기지, 탄약고 등 모두 5개의 미군기지가 들어서 있다.
팽성대책위는 향후 이전에 앞서 5가지의 요식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5단계의 정부 관리들의 땅매입과 미군기지로 만드는 해당 공사를 최후 통첩으로 여겨 저지활동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관내 고덕면과 서탄면 주민들이 지난 10여년전 용산기지를 막아낸 바, 시민들이 단결하면 반드시 막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팽성대책위의 홍민의(47.사진)씨는 “미곡의 질이 뛰어난 기름진 옥토를 미군의 손에 넘겨주느니 생명을 걸고 확장추진을 적극 저지하겠다”며 “보상의 기준이 아닌 기지이전의 백지화를 촉구할 뿐이다”고 말했다.
미군기지 이전에 대해 평택지역의 285만평과 송탄지역 64만평을 2006년 1월부터 개발, 2008년 종료할 것으로 이미 입법예고돼 난항이 예상된다.
평택시건설협의회는 이같은 실정에 개발사업 입찰시 지역의무 공동이행 방식의 지분참여를 건의, 관련공정에 대해 일정부문 향토업체에 배정해주길 바랐다.
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대책위의 김지태(47)위원장은 “지난 94년 5027작전을 통해 한국 정부의 동의없이 강행했던 슬픈 과거를 상기하며 이전확장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국가안보는 미군에 의해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의 화해와 협력통일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는 최근 팽성읍 대추리와 도두리, 함정리 일대에서 희귀동식물 서식지 조사를 벌인결과, 솔부엉이와 황조롱이, 원앙, 소쩍새, 고니, 참매 등 6종의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연대는 특히 천연기념물 324호인 솔부엉이는 대추리 노인정 앞 마을 숲에 가족 3마리가 둥지를 틀고 사는 것을 목격했다.
뜸부기와 말똥가리, 큰기러기, 맹꽁이 등 환경부 지정 보호야생동물 4종류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가창오리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평택시 비전2동에 살고 있는 조관희(30.연세대학원)씨는 “미군기지 이전의 당위성과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거쳐 기지이전 계획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조씨는 또“확장기지의 환경 교육, 미군범죄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자구책을 세우고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마스터 플랜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 역시 “후보지인 황새울 마을은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보전가치가 충분한 보금자리로 모자람이 없다”고 충고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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