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기지를 포함한 미군기지 이전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전 대상지인 평택은 군 당국과 정부가 나서 충분한 보상을 제시하고 있지만, 연일 주민들과의 마찰이 끊이질 않고 있다. 반면, 동두천에서는 미군 철수 후 생계를 걱정하는 상인들의 한숨소리가 높다.

지난 수년간 미군기지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은 심각한 환경문제로 제기돼 왔다. 우리 군이 안보군사동맹이라는 명분에 걸려 미군의 모든 행위를 눈감아 줄때 미군은 담장 안에서 마음 놓고 ‘오염권 특혜’를 누렸던 것이다.
미군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내세워 복원 책임을 회피하다가 최근 들어 원주시미군기지 캠프롱 기름유출의 경우 책임지고 복구할 것을 약속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일부 보였다.
그러나 총 1,000만평이 넘는 미군기지 중 오염된 토양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심각한 지는 아직도 장막에 가려있다.
2002년 한미양국이 협의한 ‘환경정보 공유와 접근절차’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미군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준 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뭐가 그리 비밀이 많은지 걸핏하면 모두 보안이란다. 이래서야 제대로 복원이 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오염토양 복원에는 엄청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기업들이 이미 수주공략을 진행 중이지만, 자칫 돈은 돈대로 들이고 실제 복원은 턱없이 부족할까 심히 염려스럽다.
또한, 반환이후 발생하는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피해보상 조항이 없기 때문에 한번 절차가 잘못되면 개선할 방법이 없게 된다.
따라서 미군기지 이전에 미군의 기지 관련정보 공개, 오염토양 현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복원계획수립은 필수사항이다. 또한, 새로 이전할 미군기지 역시 철저한 오염유출 대비방안, 유출시 오염토양의 처리지침, 책임소재 등 환경보전방안을 사전에 마련해서 공개해야 한다.
꼭꼭 숨겨놓은 현황조사나 복원계획은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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