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일탈의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지 뚜렷한 대책이 서지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요즘 심심찮게 입에 오르내리는 새로운 문화가 있다. 바로 ‘플래쉬몹‘이라는, 전혀 생소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영 내키지 않는 일종의 번개 퍼포먼스다. 참여하는 사람도 누가 함께 할 지 알 수 없고, 끝나고 나서도 통성명조차 없이 바로 해산해버린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휴대폰이 생활필수품이 되면서 생긴 아직은 낯선 문화이다.


플래쉬몹 역시 다른 많은 문화적 산물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에 명동 한복판에서 일단의 젊은 이들이 외계인이 나타났다고 외치다 힘없이 쓰러진 후 잠시 후 벌떡 일어나 박수치고 해산한 것이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얼마나 놀랬을까? 어떤 문화이든 처음은 낯설고 거부감이 들기 쉽다. 하물며 영문도 모르고 외계인 소동을 당했던 이들은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어르신들이 보셨다면 가뜩이나 마땅치 않은 요즘 것들의 행동이 화를 더욱 부채질 하는 일이었을 테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한 계층이 형성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 지고 또 급속하게 확산되는 세상이다. 다양한 문화는 그만큼 그 사회의 잠재력을 높여주고 사회 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소수가 즐기는 문화가 다수를 당황하게 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면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특정한 장소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옷차림이나 외모로 티를 내지도 않는다. 길가던 옆 사람이 갑자기 쓰러진다면 누가 놀라지 않겠는가, 더구나 또 갑자기 벌떡 일어나 서서 웃는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짧은 시간이나마 막상 당하는 순간은 혼자 바보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일부는 재미있다, 신선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일견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서 위로받고 싶어하고 잠깐 동안이나마 일상을 벗어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 하지만 어떤 정치적 목적이나 사회적 메시지도 없이 그저 재미로 즐기는 이런 퍼포먼스는 불특정 소수가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양치기 소년도 그저 재미로 소리를 질렀을 뿐이다. 
<박은희 기자>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