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값이 천정부지 치솟으면서 에너지문제가 탄핵정국, 내수침체, 수출채산성 악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또 다른 시련으로 닥치고 있다.
우리 나라는 경제도약의 시작을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산업에 의존했다. 따라서 국제 원유가의 등락은 국가차원에서 희비의 교차로 이어지곤 했다.
근년 들어 IT산업의 발전 등 경제구조의 변화에 의해 증가세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지속적 경제성장과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로 인해 이산화탄소(CO2) 등 온실가스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산업구조 추세가 계속되고 획기적 온실가스 감축노력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될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또한, 2010년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를 10% 줄일 때 대기오염물질 감소, 질병 및 사망률 감소, 농작물 피해 감소 등으로 환경편익도 51억불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에너지소비와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것이 경제적이나 환경적으로 막대한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에너지소비절약대책에서 정부는 두바이유의 10일 이동평균치 기준에 따라 3단계로 나누어 실시한다고 밝혔다. 먼저, 1단계 조치로는, ‘자발적 에너지절약’이 강조된다. 구체적으로는 승용차 자율10부제 시행, 카풀참여 촉진, 적정 냉난방온도 유지, 백화점 및 대형할인점 옥외조명 사용자제, 편의점 등의 과다 조명 자제 등이다. 2단계는 에너지 사용시간을 제한하며, 3단계에 이르면 에너지 사용 및 공급을 제한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대책은 지속적 대책이라고 보기는 힘들며, 결국은 산업구조 자체를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문화컨텐츠산업 등 에너지 절약형으로 바꿔야한다.
또한, 산업계나 가계 모두 에너지소비를 줄여야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한등 끄기’ 등에 대해 일부 업계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내수를 아예 얼리려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지만, 찾아보면 아끼고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필요한 곳에는 써야겠지만, 아낄 수 있는 곳에서는 반드시 아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실내공간의 대형화를 지양해야 한다. 서울 각지에 산재해 있는 불가마 사우나, 찜질방들은 그 대표적 사례다. 수 백평에서 수 천평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들 사우나에는 화려한 조명이 24시간 에너지를 잡아먹고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데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요되며, 환경에도 막대한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전기를 아끼고, 기름을 아끼는 것이 결국 환경보전을 실천하는 길이라 할 수 있다.
70년대 국제 원유파동으로 유가가 오르고, 개인별 기름 배당이 부족할 때 모두가 솜이불을 뒤집어쓰고 겨울을 나기도 했다.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온몸을 내던져 기꺼이 고통을 함께 나누며 극복해왔다.
자, 이제 또 그럴 때가 왔다. 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 자체를 개선해가고 단기적으로는 온 국민이 에너지소비를 줄이고, 또 절약해 경제도 살리고, 환경도 살려보자.

[제112호 2004년 3월 31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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