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수은주가 오르내리는 12월 들어 생명과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며 환경운동에 앞장서고자 꿈을 키워 온 환경활동가들이 옷깃을 여미고 있다.
그간 온전하고 성숙한 환경운동가로 성장하기 위해 이들은 국토의 생태계 곳곳을 나돌며 산경험을 쌓고, 서적을 뒤적이고, 토론장을 찾는다. 또한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와신상담의 흔들림없는 자세로 견지하고 있다.
길게는 3~4년, 짧게는 수개월이 고작인 환경운동가로 불리기에는 아직 부족한 이들이 최근 자리에 모인 것은 그토록 소중하게 여겼던 환경운동의 꿈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는 절박한 심정이기 때문이란다.
거쳐간 선배 활동가들이 환경비상시국회의를 선포한뒤 참여정부를 성토하고 비판할 때에도,또한 농성과 단식을 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한 정부정책이 크게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정부의 환경정책은 변화하지 않은 채 개발논리에 떠밀려 국정운영에 적잖은 차질을 빚는 사례마저 부지기 수에 이른다.
앞서 전국의 200여개 환경단체들이 모여 환경비상시국회의를 선포한 이래, 참여정부는 기업도시 특별법를 국회에 상정해 야당의 퇴장 속에 상임위를 전격 통과시켰다.
환경단체들의 단식과 농성, 끊임없는 항의와 시위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 이를 아랑곳하지 않는 참여정부를 보면서 시나브로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게 중론이다.
급기야 과천 환경부 청사에서 계룡산 국립공원 관통도로를 강행 처리하려던 국립공원위원회 회의장을 기습 점거하여 저항했지만 환경부는 회의장을 옮겨 결국 표결처리하고 말았다.
또한 건설교통부는 골프장 규제완화의 반대의견을 무시하고 9홀 미만의 미니 골프장 건설규제완화 시행규칙 개정을 내놓았다.
환경NGO는 일련의 반환경적인 정책들이 속수무책으로 발표되고 통과되는 것을 보며 더이상 헛된 기대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나마 최소한의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환경부마저 개발부처들의 하수인이자 거수기로 전락하는 모습에 과연 미래지향적인 환경의 장래는 어디로 갈 것인지 참담하고 암담한 마음뿐이다.
허울뿐인 정부의 환경정책들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환경단체는 벼르고 있다.
아무리 차가운 마음속의 혹한과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참여정부의 진정한 반성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서는 결코 돌아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곳곳의 환경파괴 현장에서 들려오는 생명의 참담한 숨소리를 차가운 겨울 땅바닥에 앉아 함께 느낄 것을 천명한 가운데 평화시위에 들어갔다.
길거리에서,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만나는 시민들에게 환경인들의 진정성을 호소하고 애소하겠다는 바람에 내심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들어 대형 국책사업들이 특히 환경적인 문제와 맞물려 사회적인 갈등사안이 되는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의 손을 나눠야 한다.
이제라도 참여정부는 지속가능한 관점에서 환경정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도록 동반자적인 관점에서 미래지향적이면서 건설적, 생산적 협력과 견제의 관계가 지속돼야 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 정부는 주요정책 입안과 집행과정에 환경단체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부심하는 자세를 기대한다.
어려운 경제의 해결이 환경파괴로 해결할 수 없음을 젊은 환경인들이 팔벗고 나서 갈채를 보낸다.
젊은 환경인들은 참여정부의 무지에서 비롯된 작금의 아노미 현상이 하루빨리 치유되기를 비원하고 있다.
나아가 산적한 환경문제 해결이 젊은 환경운동가들의 외침속에 자연과 생명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사랑으로 이뤄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제146호 2004년 12월 8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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