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에서 폐기물 시설 입지 선정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구미시 구포동 생활쓰레기 매립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해 신규 매립장이나 소각장 설치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구미시 당국은 수년 전부터 생활쓰레기 매립장 입지를 선정하기 위해 주민들을 설득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번번이 입지 선정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한 발도 전진하지 못하는 악순환을 거듭해 왔다. 이러다간 머지않아 쓰레기 대란이 올 것이라는 불안감도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포화상태에 달한 매립지가 문을 닫고 갈 곳을 잃은 쓰레기가 길거리에 넘쳐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지기도 했다.


새해벽두에 이러한 우려가 기우에 불과했다는 소식이 시민들에게 알려지면서 구미시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그토록 혐오시설 설치를 기피하던 주민들이 너도 나도 유치를 희망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유해시설 설치를 기피하는 ‘님비현상’은 지역구가 아니라 전국구다.


쓰레기처리장 시설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시설들이 다른 곳이라면 몰라도 자기 주거지역에 들어서는 데는 강력히 반대하는 지역이기주의가 전국적으로 만연해 있다는 예기다.


특히 지방자치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의 경우 각 도시와 지방, 주마다 쓰레기를 남에게 떠맡기려고 해 법정투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님비현상’은 전국구를 넘어 그야말로 세계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구미시는 이러한 산을 넘으려 하고 있다.


구미시는 소각장과 매립장을 신설할 계획으로 최근 1개월간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후보지를 공개모집했다. 공개모집 결과 3개 지역 주민들이 공개모집에 응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처럼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유치경쟁이 벌어지게 된 것은 구미시가 후보지를 공개모집하면서 후보지에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수익시설 등 설치자금 100억원 지원 △쓰레기 봉투 판매대금 10% 주민지원기금 활용 △시설 설치 인력 주민 우선 채용 등이 구미시가 내건 지원 조건이다.


구미시의 이러한 파격적인 지원책은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 건 주민들의 마음을 일시에 녹여 버렸다.


구미시의 생활폐기물 선정과정은 님비현상이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그 것은 공동체의식 회복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님비현상’이 무너지고 있는 현장을 보면서 역시 밝은 세상의 원동력이란 쇄락한 정신을 치유하고 맑은 영혼을 살찌우는 길임을 새삼 확인한다.


아울러 더불어 살아가는 길만이 병든 마음을 살리는 사회의 동력이며 국가 발전에 초석을 다지는 길임을 깨닫게 된다.<구미=김기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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