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농도 화학물질 혼합체의 지속적인 노출에 대한 연구 필요

[환경일보] (사)에코맘코리아(대표 하지원)는 9월15일 환경부 제2회 화학안전주간 공식세션으로 ‘팬데믹 시대, 환경호르몬 노출과 극복’를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해법을 찾는 ‘지구를 위한 콜라보 토론회’를 온라인 라이브 방송으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팬데믹 시대 생활 속 화학물질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며, 사회적 불안해소 및 위해소통 기반 마련을 위한 의견수렴과 근본적인 해법마련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실질적인 정책을 제안하고자 마련됐다.

한정애 환경부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시민사회와 산업계의 도움과 노력으로 6000종이 넘는 화학물질등록이 제때 완료돼 법 시행 이후 화학사고가 감소추세로 돌아섰다”며 “앞으로도 화학사고 없는 건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정부와 산업계, 국민 모두의 협력을 당부 드린다”라고 말했다.

박대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축사에서 “팬데믹 시대 화학물질이 함유된 위생제품이나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난 만큼, 생활과 밀접한 화학물질 함유제품에 대한 안전한 관리체계와 정책 및 투명한 정보제공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화학물질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에서 평택대 환경융합시스템학과 김호현 교수는 팬데믹 일상에서 거리 두기로 인한 실내 생활이 늘어 실내공간과 사용물품 등을 통한 환경호르몬 노출이 빈번해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실내용 취미용품, 어린이 제품, 살균성분의 항균제품,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마스크 등 제품을 통해 오히려 환경호르몬의 노출이 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환경호르몬 함유 제품 회피로 근본적인 사전예방은 물론 청소와 손 씻기의 생활화로 환경호르몬을 제거하고 식생활 개선을 통한 체내 흡수 환경 호르몬 제거까지 다양한 노출 극복방안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에코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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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Cs 노출 평가 신뢰도 매우 낮아

경북대 예방의학과 이덕희 교수는 환경호르몬 만성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제 하면서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한데 비해 관련연구와 지식이 아직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환경호르몬의 경우 문제의 실체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기존 유해물질에 대한 접근법과는 달리 개별 화학물질이 아닌 복합노출, 만성노출, 저농도 화학물질 혼합체에 대한 노출 등 문제를 연구하고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접근을 달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교수는 “EDCs(내분비계장애추정물질)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직접적인 증가를 찾는 것이 엄청나게 힘들다. 차라리 불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며 “사람은 한두 가지가 아닌 수백, 수천의 EDCs가 혼합된 물질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환경호르몬은 농도가 높을수록 해로운 것이 아니라 낮은 농도가 더 해로울 수도 있다. 대부분의 EDCs는 노출 평가 신뢰도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김진용 책임연구원은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운영 배경 및 실태에 대해 발제하며 “생활화학제품은 효용성과 위해성의 양면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효용성을 누릴 수 있도록 화학제품 안전 강화에 대한 요구에 긴밀히 대응하는 국가(정부)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중요한 때다”라고 말했다.

부처간 통합적 관리체계 필요

이어진 패널토론을 통해 서울연구원안전환경연구실 원종석 연구위원은 “사전관리를 통한 지역환경보건계획으로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도 시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환경보건 및 화학물질 관리시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서울시는 환경보건에 대한 능동적 감시, 건강피해 최소화 및 꼼꼼하고 체계적인 대응, 환경보건 기반 구축의 서울시 환경보건 및 화학물질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는데 다양한 부서가 총괄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협업해 지속적인 환경보건시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보건환경연구원 첨가물검사팀 정소영 박사는 일회용 위생용품의 안전관리 현황에 대해 “위생용품 관리법의 제정으로 관리주체가 일원화되고 위생용품 중 관리 화학물질의 규격을 설정해 검사하고 있다”며 “위생용품 및 식품용 기구, 용기·포장 자가품질검사와 소비자를 위한 홍보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환경정의 이경석 협동처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실내공간에서의 상주시간이 길어지면서 실내공간의 생활안전에 대한 관심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그러나 공공장소가 아닌 개별 가정의 실내공간관리는 개인의 선택과 관리에만 머무르고 있어 인테리어제품, 생활화학제품, 어린이 제품 등의 모든 생활제품에 대해 관리효율을 위한 제도가 아닌 시민건강을 지킬 수 있는 부처간 통합적 관리체계 개선 및 제품 출시 전 사전관리 체계를 확고히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자료제공=에코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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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연구, 걸음마 수준

언론계 토론자로 참석한 경향신문의 김기범 환경전문기자는 “청결을 강요하는 사회가 생활화학제품 유해성에 더 많이 노출될 위험을 주고 있다”며 “손 소독제와 각종 세척제의 남용, 뜨거운 음식을 담는 등 배달용기 오용은 늘고, 미세플라스틱의 인체영향에 대한 영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며, 정부의 대처는 규제에만 그치고 복합노출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자기효능감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환경호르몬의 노출원 제거, 노출 회피, 적게 소비하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환경건강연구소 전상일 소장은 “팬데믹 이후 온택트 위해소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태국 질병청의 인공지능 챗봇을 활용한 성과를 소개했다.

이어 “인간 주도의 위해소통체계의 한계 극복을 위해 스마트폰을 활용한 인공챗봇으로 다양한 정보를 수시로 활용하며 유해화학물질 노출을 줄여 환경호르몬 노출로 인한 건강피해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좌장을 맡은 정권 건국대 특임교수(전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는 “팬데믹 시대에 다양한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이 일어나고 있.”면서 “화학물질을 관리하고 극복하며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국가와 지자체, 연구기관, 학계, 시민단체 등이 협력하여 국민안전을 위한 정책 제정과 소통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사)에코맘코리아는 안전한 화학물질 사용에 대한 제도 강화와 환경호르몬 노출 극복을 위해 ▷안전한 화학물질 관리를 위한 제도의 체계적 시행 및 강화 ▷위생용품관리법 관리주체 일원화에 따른 관리의 강화 ▷생활제품 관리효율화를 위한 부처통합적 관리체계 개선 및 사전관리체계 마련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환경호르몬 노출원에 대한 표기제도 강화 및 의무화 ▷상기 4가지 사항을 포함한 화학물질 안전사용과 환경호르몬 저감 장기 로드맵 작성 등을 촉구했다.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우리와 미래세대의 건강을 지키는 안전한 화학물질 관리를 위해 각계가 마음을 열고 공감과 대화를 통해 더 나은 정책을 제안하는 오늘 같은 자리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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