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국립수목원은 3월의 나무와 풀로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나무 ‘산수유‘와 처녀의 수줍음 같이 자줏빛 꽃을 피우는 ‘처녀치마‘를 선정했다.


산수유를 비롯한 호랑버들, 생강나무, 복수초 등 봄에 일찍 꽃을 피워 봄의 전령사로 알려진 식물들의 공통점은 모두 노란색 꽃을 피운다.


온통 회색과 회갈색으로 둘러싸인 산과 들에서 노란색의 꽃을 피우는 것은 자손번식을 위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곤충에 의해 수분이 이루어지는 이 식물들은 곤충의 유인을 위해 가능한 멀리서도 눈에 쉽게 띄는 색상을 선택해야만 한다.


그래서 이 식물들은 아직 푸른색 싹이 돋지 않아 회색과 회갈색 배경이 중심을 이루는 주위의 환경에서 가장 눈에 잘 띨 수 있는 보색관계인 노란색 꽃을 피워 곤충을 손쉽게 유인하려는 전략이 숨어 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회색 도로의 중앙선과 어린이 보호차량을 노란색으로 정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층층나무과에 속하는 산수유는 높이 7m, 직경 30~50cm 정도까지 자라고 전국적으로 마을 주변의 산과 들에 심고 있는 낙엽성의 중간키나무이다. 

꽃은 3월에 잎보다 먼저 노란색으로 피고 열매는 9~10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산수유는 관상과 약용으로 오래전부터 식재되고 있는 나무이다.

3월의 노란꽃은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 전령사라는 점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소재가 되어 이제 산수유가 많이 심겨진 곳에는 봄철 지역관광명소로까지 자리매김 되고 있다.


또한 가을에는 빨간 산수유 열매가 단풍을 대신하여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내어 사랑을 받고 있는 나무이다. 식재관리도 용이한 편이다. 열매는 한방에서 간장과 신장의 기능을 강화하고 원기회복 등의 강장효과를 높이는 약재로 이용되고 있다.
 
독특한 향기와 단맛을 지니고 있어 차나 술을 담아 마시기도 한다. 단 약재나 식용으로 사용할 때는 종자를 제거하고 과육만을 이용하는데 종자에는 렉틴(Lectins)이라는 독성물질이 포함,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이와 함께 이 달의 풀로 푸른 잎을 간직한 채 겨울을 견디어 내고 3월에 붉은 자줏빛 꽃을 피우는






‘처녀치마’를 선정했다.


백합과에 속하는 처녀치마는 전국 산지의 습기가 많고 그늘진 숲에서 높이 10~30cm 정도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3~4월에 수줍은 듯 자줏빛 꽃을 아래로 숙이고 피는 아름다운 꽃과 광택이 있는 잎이 특색이 있어 관상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처녀치마는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고 푸른 잎을 유지한 채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데 이것은 땅속의 온도를 이용하는 지혜 때문이다. 잎이 방석처럼 땅바닥에 바짝 달라붙어 땅속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지온으로 차가운 바람과 영하의 낮은 온도를 이겨내고 3월에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것이다.

‘처녀치마’라는 이름은 잎이 땅바닥에 사방으로 둥글게 퍼져 있는 모습이 옛날 처녀들이 즐겨 입던 치마와 비슷하다 하여 구전된다. <조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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