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은 일부 의사들로부터 돈을 받고 박사학위를 준 경희대 한의학과 김모, 전북대 치의학과 배모, 원광대 한의학과 한모, 류모와 의예과 박모 교수 등 5명에 대해 배임수재 및 뇌물수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이렇듯 개업의들의 석ㆍ박사학위 매매사건이 사회여론의 도마위에 오른 가운데 국내 굴지의 폐기물업체 대표 역시 사학에 수억원대의 장학금을 전달한뒤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는 의혹아래 구설이 나돌고 있다.
현행 국내 대학에서 수여되는 명예박사는 대내외적인 덕망과 사회공헌에 혁혁한 공을 평가받아 오히려 더욱 명예스런 것으로 알려지나 거액의 돈이 장학금조로 건네진후 대가성(?)의 학위를 받은 것아니냐는 관련업계의 하마평이다.
더구나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은 업체의 모 CEO는 최근 관할 지자체 건설과로부터 불법 건설폐기물 처리와 관련, 사법당국에 고발된 뒤 내사를 받는 등 여론이 비등하다.
그에 대해 한 업체 관계자는 서울 소재 모 대학원에 수억원대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수여식 사진을 모 매체에 발빠르게 보도하는 등 언론 플레이에 급급했다는 혹평이다.
해당 매체는 업체 회장을 두고 ‘지난 92년 맨주먹으로 업체를 세운 그는 14년을 오로지 건설폐기물처리 및 순환골재생산 업계분야에서 끈기와 집념을 발휘해 현재 시가 총액 2000억원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며 사뭇 우상화하는 낮뜨거운 격찬으로 소개했다.
게다가 매체는 관련업계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등록함으로써 관련업계의 이미지 쇄신은 물론 위상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알려 나팔수 노릇을 자청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마침내 ‘이번 명예공학박사 수여는 건설폐기물의 적정처리와 재활용 선도기업을 고집해 온 한우물 인생승부의 결실중 하나’라며 치켜세우는데 서슴없이 글을 이어가 자못 씁쓸하다.
심지어 해당 언론사는 관련 대표를 수차례에 걸쳐 PR성 기사를 잇따라 소개하는 등 후원금 또는 광고비조로 뒷거래(?)가 이뤄졌다는 입소문도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대학측에 평소 자신의 일탈성 공적을 속이면서까지 허위공적을 알려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손에 쥐었다며 오히려 불명예 학위가 될 것이라 우려한다.
거간노릇을 자초한 해당 신문사의 추태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겠다는 속내이다.
신성한 대학의 재정 결핍을 빌미로 돈을 건네 매수하려는 사학의 학위장사는 이제 사라져야 할 때이다.
신독어린 마음과 자세로 학업에 열중하는 연구활동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는 용서받지 못할뿐이다. 까마귀에 흰칠을 덧씌운다고 백로가 되지 않는다.
수년간 국내에서 발각된 가짜 박사사건을 보면 아프리카에서 아시아, 미국,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여러나라에 걸쳐 경쟁적인 학위장사가 성행하는 듯하다.
이제 몇 년만 있으면 Porsche 스포츠 카를 타던 것과 다를 바 없는 외형적 장식물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논문 내용이나 학문적 가치와는 무관하게 학위증을 모든 것의 척도로 삼는 사회적 편견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장사는 확실한 수입원이 될 듯하다.

제161호
2005년 3월 30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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