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된 ‘2005 유엔 아태 환경과 개발 장관회의(MCED)‘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장관회의는 여러 모로 예년행사와 다르고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52개국 정부대표는 물론,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NGOs) 등이 참석해 각국의 심각한 환경문제를 다뤘다. 과거 환경관계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던 것과 달리, 환경과 대표는 경제, 재정과 대표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앞으로의 ‘환경‘은 ‘환경부‘만의 문제가 아님을 전 세계가 공감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폐회식에서의 모습은 가히 인상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국토보전의 상징인 환경부 장관과 개발의 상징인 산자부 장관이 한 자리에서 기존의 이견을 함께했다.
더욱이 노무현대통령까지 직접 자리한 사실은 한국의 환경보전에 대한 의지를 각국에 알리려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모습을 보고 각국 참석자들은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었다는 여론이다.
또한 ‘환경과 경제‘라는 주제선정에 있어서도 남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이제까지의 MCED 행사는 기후변화나 생태계 보전 등 환경문제 하나만을 주제삼아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회의를 진행하기 전 UNESCAP준비단은 보다 실질적이고 이행 가능한 주제선정을 위해 고심한 결과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이다.
아·태 환경과 개발 장관들은 회의 결과물로 녹색성장에 관한 정책목표와 방향을 담은 ‘장관선언문’과 선언문 이념을 구체화할 실천방안으로 ‘녹색성장에 관한 서울이니셔티브’를 채택했다. ‘녹색성장에 관한 서울이니셔티브‘는 모든 경제와 개발정책이 환경의 생태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립돼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환경정책이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사업의 기회이자 경제발전의 원동력임을 강조하는 내용을 내재돼 있다.
장관선언문은 18개 권고조항으로 이뤄져 있으며, 환경적 지속가능성 증진, 환경성과 제고, 경제성장 동력으로써의 환경역할 강화 등과 같은 전략과 정책방향을 웅변하고 있다.
각국 장관들은 서울 이니셔티브의 이행을 위해 ‘서울이니셔티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아태지역 회원국과의 연례 정례 워크숍 및 능력배양 프로그램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보다 큰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은 다름아닌 ‘녹색성장을 위한 서울이니셔티브’가 52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하에 채택됐다는 점이다.
이는 그 만큼 우리나라가 아태지역의 환경과 경제개발 정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것으로 환경 외교적 측면에서 더할 나위없는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MCED 행사기간 환경부 곽결호 환경부장관은 이란과의 환경협력 MOU를 체결하고, 아세안 10개국과의 다자회담 및 싱가포르와의 환경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앞으로도 녹색성장의 개념을 아태지역은 물론, OECD와 주요 환경선진국에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폐회 기념사로 이틀간의 공식일정을 마무리 했다.
장관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는 녹색성장에 관한 국제적 논의를 주도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서울이니셔티브 네트워크를 통해 녹색성장에 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를 보다 확고히 한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국제행사의 결실이 향후 어떤 빛을 발할지의 가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제162호
2005년 4월 6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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